"택시기사를 투입해 테러를 막자." 미국의 우방으로 간주돼 알-카에다의 테러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싱가포르가 테러 예방대책의 하나로 택시기사들을 적극 활용키로 해 그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싱가포르 경찰청 산하 내무보안국은 4만여명의 택시기사를 테러를 감시하는 `눈과 귀'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싱가포르가 테러예방에 택시기사를 동원키로 한 것은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택시기사들이 테러 관련 정보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당국은 택시기사들에게 테러범 식별 요령이 기술된 소책자7만5천여부와 택시를 이용한 테러공격 사례를 소개한 비디오테이프를 배포했다. 아울러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테러 예방 교육도 직접 실시할 방침이다. 싱가포르 당국은 택시기사들에 나눠준 소책자에서 ▲관공서를 촬영하거나 그 주위를 맴도는 사람 ▲트럭을 빌릴 수 있는 곳을 묻는 사람 ▲초조한 표정을 짓는 승객 ▲비교적 무거운 짐을 휴대하면서도 도와주겠다는 호의를 거절하는 사람 ▲두터운 외투나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헐렁한 옷을 입은 사람 등을 요주의 승객으로 꼽고이런 손님을 접촉했을 때는 즉각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응 구앗팅 싱가포르 경찰부국장은 "모든 택시기사들은 테러와 관련된 중요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원들"이라며 택시기사를 테러예방 요원으로 활용키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테러범들은 택시기사로부터 공격 목표물의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며 "자살폭탄 테러범이 관광객을 가장해 택시에 탄 뒤 목표물을 공격한 사례가 해외에서 실제로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2년 발리 폭탄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진 제마 이슬라미야의 테러 위협을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경고해 온 싱가포르는 알-카에다와 연계해 미 대사관등 서방 이익시설에 테러를 가하려 한 혐의로 지금까지 40여명을 체포했다. (싱가포르 AP.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