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제2금융권 구조조정의 상징인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의 매각이 결렬될 위기에 놓였다고 하는데요, 이성경 기자와 함께 그 내막을 알아봅니다. 진행상황 알려주십시오. [기자] 대한투자증권은 아예 시작 조차 안된 상황이고 한국투자증권은 다된듯 하더니 상황이 뒤집히는 분위깁니다. 한국투자증권부터 살펴보면 정부는 돌연 한투의 우선협상대상자를 교체할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현재 우선협상자인 동원지주가 가격을 너무 낮춰서 협상이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윱니다. 가격차가 벌어지며 지난 7월14일 동원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후 3개월이 지났는데도 본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따라 정부는 동원지주의 우선협상자 자격을 박탈하고 예비협상자인 칼라일과 협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경우 한투의 매각절차는 원점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대한투자증권도 인수후보자인 하나은행과 정부간의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초 예금보험공사는 오늘부터 대투에 대한 실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실사주체인 하나은행은 예보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실사착수를 전면부인했습니다. [앵커2] 다된 것 처럼 보였던 한투의 매각결렬은 뭔가 석연찮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겉으로 보기에는 정부가 칼자루를 쥐고 동원지주를 압박하는 것 같지만 속사정은 그 반대입니다. 사실 우선협상자를 바꿀수 있다는 이번 발언은 정부의 공식발표가 아닙니다. 또 협상당사자인 동원지주도 통보받기는 커녕 사전상의 조차 없었다며 황당해하는 눈칩니다. 발언의 진원지인 공자위는 공식반응을 자제한채 조만간 어떠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이번 발언은 동원지주는 물론 하나은행을 압박하기 위해 정부가 흘린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3]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압박용이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냉정하게 상황을 살펴보면 급한 것은 정부이지 동원지주와 하나은행은 하등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은 제2금융권 구조조정의 상징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올해안에 거대 투신사 매각을 완료해 성과물을 내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밝힌바 있습니다. 하지만 대투의 우선협상자였던 PCA가 중도포기한 이후 협상에 진전이 없습니다. PCA의 뒤를 이어 협상테이블에 앉은 하나은행이 협상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하며 시간을 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한국투자증권의 인수후보자인 동원지주도 당초 적극적인 자세에서 이것저것 따져보며 정부를 괴롭히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다음주 화요일,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있습니다. 공적자금 회수문제와 양대 투신사 매각문제가 반드시 거론될텐데 정부로서는 속이 타겠지요. [앵커4] 그렇다면 동원지주의 한투 인수, 결렬된 것이 아니란 말인가요? [기자] 상식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어렵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정밀실사까지 마친 이 마당에 정부가 굳이 새로운 대상을 찾아 원점부터 시작한다는 것,남는 장사가 아닙니다. 게다가 예비협상자는 칼라일입니다. 가뜩이나 말많은 외국계펀드인데다 이들과 다시 협상을 시작한들 크게 얻을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정부가 동원지주를 떠보고 아울러 하나은행의 의중도 떠보려는 전술이라는 해석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앵커5] 여하튼 한-대투, 연내 매각은 힘든 건가요? [기자] 정부가 공언한 연내 매각은 일단 물건너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대투의 경우 아직 실사조차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정상 어렵습니다. 더욱이 대투의 매각이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덜컥 한투만 매각할 수도 없도 상황입니다. [앵커6] 따로 매각하면 안되는 특별한 이유라도? [기자] 왜냐하면 한투와 대투는 정부에게나 일반인에게나 한몸 처럼 인식됩니다. 정부는 둘을 비슷한 시기에 매각해야 "금융구조조정 완성, 공적자금 회수"라는 소귀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습니다. 또 한투만 경영정상화될 경우 대투의 영업라인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경우 대투의 매각가격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명분으로보나 실리로보나 한투와 대투를 비슷한 시기에 매각해야 합니다. 이미 하나은행과 동원지주는 이같은 속사정을 훤히 알고 있습니다. [앵커7] 이미 정부는 상대방에게 패를 다 읽힌 셈이군요. 이성경 기자였습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