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삼성미술관 '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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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운명을 의식의 산물로,예술은 운명을 자유의지로 바꾼다.' 앙드레 말로(1901∼76)는 이런 믿음 아래 문화부장관이 된 즉시 루브르박물관을 새단장하고,'프랑스의 기념비와 예술적 재원 총람'을 만들고,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개방했다.
'대중은 미술관(박물관)을 학교처럼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미술관은 시대를 대표하거나 사료적 가치가 있는 우수한 작품을 수집 보관,전시하고 연구하는 곳이다.
뛰어난 작품은 사람을 일상에 매몰되지 않도록 만들 뿐만 아니라 잠재된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미술관이 많고 그곳으로 향하는 발길이 늘어날수록 사회의 문화적 위상과 창조력이 높아진다는 건 바로 그런 까닭이다.
세계적으로 미술관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주요 고미술품과 국내외 근현대 미술품을 망라한 '삼성미술관 리움'(Leeum,관장 홍라희)이 새로 문을 열었다.
'리움'은 설립자 가족의 성 'Lee'와 Museum의 'um'을 합친 것.규모와 시설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국내 최고의 사립미술관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창립자인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이 남다른 열정으로 수집한 미술품을 모아 82년 경기도 용인에 호암미술관을 개관한데 이어 84년 호암갤러리,98년 로댕갤러리를 열면서 꾸준히 주요 유물 및 국내외 명작을 수집해 왔는데 이번에 이들 소장품을 모아 한남동 시대를 연 것이다.
1만5천여점의 소장품 가운데는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청화백자 매죽문호'등 국보급 도자기와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한 고서화,불교미술 및 금속공예품,이상범 변관식 이중섭 박수근 백남준 스텔라 자코메티 등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뮤지엄1(고미술)과 뮤지엄2(근현대미술)에 나눠 전시돼 있다.
전시장은 휴대용 개인정보단말기(PDA)를 들고 작품 앞에 서면 설명이 나와 안내자 없이 감상할 수 있게 돼 있고,별도로 마련된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는 청소년은 물론 어른도 미술이 낯설지 않도록 재미있게 꾸며졌다.
건물과 내용 모두 한국을 대표할 '삼성미술관 리움'이 인간과 예술을 잇는 창조의 장으로 세계 유명 미술관 목록 첫 줄에 오르기를 기대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