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이달 들어 선물매도 공세를 펼치면서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외국인은 15일까지 최근 10일간 선물을 2만계약 넘게 팔아치웠다. 이는 곧바로 베이시스(선물가격에서 현물가격을 뺀 차이)악화로 이어져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선물매도공세가 조만간 진정돼 이달말부터는 연말 배당을 노린 대규모 프로그램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선물 매도,프로그램 매물 촉발 외국인은 최근 10일간 선물 12월물을 2만1천계약 넘게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12일과 14일엔 선물 매도 규모가 각각 9천계약과 7천계약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12월물 누적포지션은 이달 초 1만3천계약 순매수에서 14일에는 9천34계약 순매도로 돌변했다. 15일에는 순매도가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6천8백5계약에 달했다. 외국인이 향후 장세를 비관적으로 보고 선물시장에서 매도쪽으로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 공세로 이번주 초 0.37이던 베이시스(일평균)는 이날 -0.12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고평가된 주식(현물)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선물을 매수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나와 주가의 급락을 초래했다. 최근 4일간 프로그램 매물은 6천억원이 넘는다.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비정상적인 상태(백워데이션)가 지난 5∼8월의 급락장에 이어 재현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달 말부터 프로그램 매수 유입 기대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촉발된 프로그램 매물이 다음주에는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이달 마지막 주부터는 큰 폭의 매수 우위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단기간에 집중돼 추가적인 매물 공세를 펴기에는 힘이 부친다는 진단이다. 김규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외국인은 한쪽 방향으로 1만계약 정도의 포지션을 쌓고 난 이후에는 단기적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와 옵션 만기일(14일)을 앞두고 선물 매도에 나섰지만 두 재료가 모두 소멸돼 매도 공세를 멈출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이달 말부터 연말 배당을 겨냥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올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인덱스펀드들이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오는 25일부터 12월 만기일(9일)까지 한 달 반 동안 최소 8천억원의 프로그램 매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같은 기간 외국인의 선물포지션에 관계없이 차익매수거래도 5천억원 정도 들어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칫거리였던 프로그램 매매가 앞으로는 효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