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들이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이들 기업에 보증을 선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대신 물어준 돈(대위변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부산의 기보 본부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기보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까지 기보가 중소·벤처기업들을 대신해 갚은 금액은 모두 1조1천9백16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한햇동안의 9천6백2억원에 비해 24.0% 증가한 것이다.


기보의 대위변제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난 2001년 벤처기업에 보증을 서준 프라이머리CBO(채권담보부증권) 채무불이행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올 들어 이미 만기가 도래한 프라이머리CBO의 채무불이행 금액은 7천1백31억원으로 원리금 1조8천1백52억원의 39%에 달했다.


게다가 연내에 추가로 만기가 돌아오는 프라이머리CBO 등을 감안할 경우 올해 기보의 대위변제 규모는 1조3천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위변제 급증에 따라 보증의 바탕이 되는 기본재산이 줄어들어기보가 중소·벤처기업에 신규 보증할 수 있는 보증여력이 크게 약화됐다.


이에 따라 기보의 보증에 많이 의존해온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