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엔지니어링](과학기술 훈장 혁신장) 남정현 대우엔지니어링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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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0년대 초 현대자동차가 '포니'를 수출할 당시,대당 수출가격이 엔지니어링 도면 한 장과 맞먹었습니다.
중요한 공사에는 수천개 도면이 필요한데 그것을 시공업자에게 이해시키는 데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두뇌만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게 바로 엔지니어링 산업입니다."
제1회 엔지니어링의 날 기념식에서 과학기술훈장(혁신장)을 받는 대우엔지니어링 남정현 회장(74)은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엔지니어링산업을 국가차원에서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미국의 엔지니어링업체에 몸담고 있다가 지난 76년 대우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영입됐으며 85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99년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지난 20년동안 굵직굵직한 각종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전라선 동해남부선의 철도터널,둔내터널 등 각종 터널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서울 대구 인천 대전지하철 공사의 각종 설계 감리와 서해대교에 대한 책임감리를 맡기도 했다.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온힘을 다했다.
지난 83년 회사 안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유럽 일부와 일본이 보유하고 있던 터널 신공법을 국산화했다.
8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세계 최초로 천정크레인의 무인 제어시스템을 개발,상용화했으며 국내 최초로 서울지하철 5호선 열차운행 종합제어장치를 국산화하기도 했다.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남기고,장기적으로는 국가를 위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물적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인적 자원을 활용해 시장을 개척하고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동안 엔지니어링 분야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낸 것이 무엇보다 보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남 회장은 엔지니어들이 알아서 스스로 일을 챙길 수 있도록 자율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이공계 출신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엔지니어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즐기면서 일하는 놀이문화를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2배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회장은 "시간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며 "시간을 소중하게 쓸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을 누구보다도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산악회장을 맡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