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주식이 적은 코스닥 기업들이 잇따라 무상증자와 블록세일(가격·물량을 정해 놓고 특정 주체에게 일괄 매각하는 방식)에 나서고 있다. 수급 애로를 해소함으로써 외국인 및 기관 매수세를 끌어들이는 한편 거래량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편입이나 퇴출 등의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주식수를 늘려라 최근 무상증자나 유·무상증자를 결의한 곳은 풍국주정 인선이엔티 케너텍 빅텍 하나투어 등이다. 술 원료인 주정을 만드는 풍국주정은 지난 7일 28억원을 들여 주주(10월29일 기준)에게 주당 2주씩 무상으로 나눠주기로 결의했다. 이 회사의 무상증자는 지난 94년 11월 등록 이후 처음이다. 무상 신주가 등록되는 오는 11월16일에는 발행주식수가 현재의 2백80만주에서 8백40만주로 증가,유동성이 크게 강화된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78%에 달해 거래량이 미미하다"며 "무상증자로 수급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열병합 발전 및 축열식 시스템 공급으로 한창 '몸값'이 치솟은 케너텍은 유·무상증자를 같이 실시할 계획이다. 건설폐기물처리 전문업체인 인선이엔티도 무상증자를 통해 2백5만주를 늘린다. 이 회사는 지난달 22일 시간외 거래에서 외국계 펀드에 대주주 지분 47만주(6%)를 넘겼다. 여행업체인 하나투어도 유·무상증자를 통해 2백5만주를 신규 발행키로 한 상태다. ◆주가 모멘텀 될까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은 실적이 좋고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회사에 쌓아둔 잉여금이 있어야 무상증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무상증자는 대개 호재로 작용한다. 거래량 부족으로 주가의 발목을 잡힌 기업들의 경우 무상증자 효과는 더 크다. 풍국주정 주가가 이달 들어 27.3%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케너텍도 무상증자를 발표한 지난 5일 이후 17.5% 올랐다. 동국산업은 블록세일 이후 56.9%나 급등,최근에는 조정을 받을 정도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무상증자는 자본금과 발행주식수를 동시에 늘려주는 효과가 있고 유·무상증자의 경우 무상증자 효과에 자금 확보라는 1석3조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자본금이 늘어나면 시가총액도 커져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대상에 포함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실적 등 펀더멘털이 뛰어나면서 수급 여건이 개선되는 업체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