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가 화학섬유 원료가격의 인상에 맞서 원료 공급업체의 가격 인상 자제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관계부처에 제출키로 하는 등 화섬 원료가격 인상을 두고 공급업체와 수요업체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7일 섬유업계에 따르면 화섬협회 방직협회 직물공업연합회 등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산하 9개 단체장은 금주 중 화섬 원료가격의 인하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공동 작성해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섬산련 관계자는 "원유가격은 작년보다 25% 정도 오른 반면 에틸렌 카프로락탐 등 화섬원료는 60∼70%나 올랐다"며 "화섬산업 기반이 약해지면 유화업계도 국내 공급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섬협회 이원호 회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가 화섬원료 부문에서만 6천억원 가량의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비난하고 이같은 부당행위를 막아줄 것을 공정위에 호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화섬업계는 원료가격의 지속적인 상승과 제품 경쟁력 하락,내수침체 등으로 인해 올 상반기 화섬협회 13개 회원사 중 7개사가 적자를 냈고 가동중단이나 조업단축 기업도 속출하는 등 경영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