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8일자) 사모펀드에 대한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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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시행령 개정절차를 밟아 오는 12월 6일부터 사모투자펀드(PEF)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사모펀드는 공개적으로 모집한 자금을 기업 경영권참여와 SOC사업 등 제한적인 투자에만 허용하는 일종의 구조조정펀드로 자금의 모집과 투자방식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외국의 사모펀드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이다.
물론 그렇다고 사모펀드제도 도입이 갖는 의미가 결코 작은 것은 아니다.
지난 97년 경제위기이후 주요 은행 등 많은 기업들의 경영권이 외국계 펀드의 손으로 넘어갔고, 삼성전자 등 대표기업들 조차 안심할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자본을 모아 만든 펀드의 중요성은 더이상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사모펀드가 활성화될 경우 무려 4백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이 기업의 생산자금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모펀드가 제 기능을 발휘할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법령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규제일변도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도입초기인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지금처럼 각종 규제로 꽁꽁 묶어놓고서는 펀드들이 자금을 모으기도,또 적정 수익률을 올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 투자자격을 20억원(법인 50억원)이상으로 못박아 개인들의 참여를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산업자본의 은행 경영권 인수를 금지시키고,차입과 채무보증을 자기자본 2배미만으로 제한하는 등의 구조로는 고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탓에 기업들의 관심도 제대로 끌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선 국책은행이나 연·기금 등 공기업들이 주도하는 이른바 '관모(官募)펀드'밖에 나올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에선 정부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기관들만이 사모펀드를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모펀드를 활성화시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을 외국자본에 쉽게 넘기지 않겠다는 취지에는 충분한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렇다고 '관모펀드'를 만들어 인수시키는 것은 관치금융의 변형에 다름아닌 것으로 또다른 부작용을 가져올게 뻔하다.
결국 은행 등 알짜기업들을 우리 손으로 지키기위한 근본적인 처방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지분한도를 폐지하는 등 국내 자본에 대한 역차별부터 없애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국내 투자자들도 시장원리에 따른 자유로운 투자를 할수 있고, 이를통해 금융권을 떠다니는 부동자금도 제자리를 찾을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