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 전자소재에 미래 걸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기.전자소재사업을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로 삼는다'
코오롱,제일모직,삼양사,도레이새한 등 신 성장엔진 찾기에 부심해오던 화학섬유 업체들이 전자소재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대부분 2조~4조원대의 연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이들 회사들은 중국에 경쟁력을 빼앗긴 섬유사업 대신 전자소재사업에서 도약의 기반을 찾기 위해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축적해온 고분자화학기술을 응용하면 전자소재 분야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자소재 사업으로 수익성 강화
코오롱은 최근 감광성 필름,광확산 필름,광확산판 등 폴리에스터,나일론 필름 기술을 이용한 전자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네오뷰 코오롱을 설립,차세대 디스플레이라고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제일모직도 최근 미국 듀폰과 손잡고 동박적층필름(FCCL)을 생산하는 합작사를 설립키로 하는 한편 반도체 연마제인 CMP슬러리,2차전지용 전해액 등 다양한 전자소재들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창립 80주년을 맞은 삼양사의 김윤 회장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기술을 이용해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도레이새한도 FCCL,광확산필름,프리즘보호필름,적층세라믹콘텐서(MLCC) 용 필름 등 전자소재 사업의 매출 비중을 현재 7%에서 오는 2008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수입대체 효과 기대
중견 그룹의 전기·전자소재 분야 진출로 수입에 의존하던 부품을 국산화하면 상당한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LG전자 LG필립스LCD와 같은 전자제품 생산업체들은 부품,소재의 구입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부품소재를 만드는 국내 업체들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기술수준도 해외업체들에 비해 턱없이 낮았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라 진출한 화섬업체들이 기존의 화학업체들과 경쟁하며 기술 수준을 높일 경우 상당한 수입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출을 통한 해외 시장 개척도 가능할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원천기술 개발,판로 확보가 관건
자칫 지나친 경쟁은 무분별한 설비 증설로 이어져 공급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단적인 예로 FCCL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제일모직 SK케미칼 SKC 코오롱 도레이새한 LG화학 한화종합화학 등 너무 많은 회사들이 사업에 뛰어들었을 뿐 아니라 공장 완공시기(내년말)도 거의 비슷해 짭짤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FCCL의 원료인 폴리이미드필름은 아직까지 전량 일본에서 사다 쓰고 있는 실정이어서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작 제품을 개발해도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제일모직의 경우도 CMP슬러리를 생산한 지 1년이 넘었지만 관계사인 삼성전자 총 수요량의 절반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품개발 단계에서 수요처를 확보하지 않으면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