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미주로 향하는 해상화물의 90% 이상을 처리하는 롱비치항만이 적체를 겪는 까닭은 아시아발 화물량이 현지 항만에서 예측한 것에 비해 훨씬 늘어난게 겉으로 나타난 요인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발 미주행 컨테이너 물량은 1천1백1만TEU로 작년(9백63만TEU)보다 14%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중국발 화물은 50% 이상 폭증하고 있다. 당초 4%의 물량 증가만을 예상했던 롱비치항이 기존 시스템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수준이 돼버렸다는 얘기다. 그러나 적체의 본질적 이유는 항만 노조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곳 항만노조는 하반기 들어 복리후생을 내세우며 야간 하역작업에 지원자만 투입,야간 업무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인 하역작업 첨단화 계획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롱비치항은 항만적체가 극심해지자 지난 8월 3천명의 추가 인력을 고용해 적체 현상을 해소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지금껏 비숙련자 1천명만을 확보했을 뿐이다.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취업률이 1백%에 육박,숙련 항만인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게 해운업계의 전언이다. 업계는 롱비치항만의 적체현상이 해소되려면 적어도 6∼8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현지 항만측이 계획대로 인력을 확보하더라도 숙련화하는 데 최소 6개월이 걸린다"면서 "추가 인력확보마저 여의치 못할 것으로 보여 6개월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지에선 또 하역된 컨테이너를 철도에 옮겨 실은 뒤 화물을 끌 레일카도 부족,체화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와 같은 육상수송 수단마저 물동량 증가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체화현상은 항만에서 육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