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림자가 창업시장에도 짙게 드리우고 있다.


'내 사업ㆍ내 점포'를 갖겠다고 선뜻 뛰어드는 사람들이 부쩍 줄어 들었다.


창업 준비생들도 돈이 많이 드는 대형 점포는 사절이다.


창업시장은 당분간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10평이하 점포에 투자금이 5천만원을 넘지않는 소자본 창업 성공 사례를 알아본다.


<< 사진 설명 : '콩누리' 전북 익산점 박성우씨 >>



◆'콩누리' 전북 익산점 박성우씨(38)


콩누리 익산점은 즉석에서 두부 콩국 등을 만들어 파는 10평 정도의 소형 가게다.


된장,청국장,콩햄 등 콩을 원료로 한 먹거리 17종류를 판매한다.


배후 입지는 6천가구가 거주하는 아파트단지.이에 따라 오후 4∼8시 사이 저녁거리를 준비하는 주부들이 주 고객이다.


콩누리 두부는 국산콩만으로만 만들기 때문에 중국산 콩을 주로 쓰는 일반 두부보다 값이 2배 정도 비싸다.


1모에 2천5백원.콩국도 1ℓ짜리 페트병 하나에 3천원을 받는다.


지방에서도 웰빙 바람이 불어 콩 음식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처음엔 비싸다고 고개를 젓던 주부들도 한 번 맛보고 나서는 국산콩 맛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해요." 박 사장은 그래서 오는 손님만 맞지 않고 두부시식회 같은 행사를 자주 열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맛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비용은 3천5백만원이 전부다.


신축건물이라 권리금은 없었고 임대보증금만 2천만원 들었다.


월세는 40만원.즉석 두부기계, 냉동·냉장고,가맹비,기타설비 등으로 1천5백만원이 들었다.


요즘 하루 매출은 35만∼40만원을 오르내린다.


지난 7월24일 오픈,초기엔 일요일도 문을 열었으나 지금은 어김없이 쉰다.


평일 매출보다 뚝 떨어져 효율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부인과 둘이서 가게를 운영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별도로 나가는 건 없다.


덕분에 매출의 절반이 마진으로 떨어진다.


"종전에 하던 약품도매업과 비교하면 수입은 비슷한데요,현금장사이기 때문에 마음이 훨씬 편합니다.약 장사는 반이 외상이거든요."


본사 (031)467-2037



◆'비디오맨' 난곡점 김지익씨(37)


김씨는 서울 관악구 신림7동에서 비디오·DVD·간식을 갖다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비디오맨은 원래 전화나 인터넷으로 대여 주문을 받는 무점포사업이다.


김씨는 지난 10월 창업비용 1천만원을 들여 무점포로 시작했다가 올 1월 2평짜리 초미니 점포를 열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치면 매출이 더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점포사업을 병행하는데 들어간 추가 비용은 보증금 5백만원과 인테리어비 1백50만원 등 총 6백50만원이 전부다.


김씨는 작년 8월까지 신림동 유흥업소에서 밴드마스터로 일하다 불황여파로 일자리를 잃었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20분 이내에 비디오나 DVD를 배달해주는 한편 소비자가 원하면 간식까지 갖다주는 편리함에 끌려 이 사업을 택했다.


간식 중 김밥 떡볶이 순대 만두 등은 동네 분식집과 계약을 맺고 팝콘 오징어 등은 본사에서 공급받아 배달한다.


김밥의 경우 분식집에서 1천원에 공급받아 소비자에겐 1천5백원을 받는다.


비디오와 DVD 대여료는 1천5백∼2천원이다.


간식은 한 가구당 구매액이 5천원선으로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 정도.


"가게 입지를 난곡시장 안에다 정했더니 매출이 무점포 때보다 30%나 더 늘어났어요.


장보기 나온 주부들이 가게에 들르기 시작한 덕분입니다.


회원수가 지금은 2천명이지만 앞으로 5천명 수준이 되면 짭짤한 재미를 볼 것 같아요."


현재 한달 매출은 5백만원 수준.새상품 구입비 1백만원을 포함,운영비 홍보비 임대료 등을 제하면 순익은 3백40만원이 순수익이다.


본사 (02)392-7080



◆'장비 왕냉면 왕온면' 의정부2동점 송창호씨(36)


송씨가 가게를 차린건 지난 8월초.2000년 10년간 근무하던 호텔을 퇴직하고 지난 5월말까지 4년이상 택시를 몰았지만 벌이가 신통치 않았다.


"하루하루 벌어서 먹고 사는데 급급해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절박함에 창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주머니를 털어서 마련한 창업자금은 5천만원.김밥전문점 편의점 PC방 등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녔지만 창업자금으로는 태부족이었다.


6,7월 두달간 창업박람회를 찾아 돌아다니다 지쳐 우연히 들어간 곳이 냉면·온면 전문점이었다.


"맛있고 양도 많고 손님도 많았습니다.


인터넷으로 본사를 알아보니 창업비용이 준비한 자금과 맞아 떨어져 선뜻 결정했지요."


신축건물이어서 권리금은 들지 않았다.


점포임대보증금 2천만원을 비롯 인테리어 주방설비 가맹비 초도물품비 등으로 3천만원이 들어 모두 5천만원이 투자됐다.


점포 위치는 의정부 시청앞 신시가지가 형성되는 오피스 상권 대로변. 이 점포의 경쟁력은 매운 냉면 소스와 온면의 얼큰한 맛.온면의 핵심은 육수다.


직장인들의 술국 메뉴로 그만이란게 점주의 자랑이다.


송씨는 배달을 하지 않는다.


배달하는 동안 음식의 맛이 변질되기 때문이다.


작은 매장에서 배달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지만 일관된 맛을 유지하기 위해 배달주문은 정중히 거절한다.


현재 냉면과 온면 매출비율은 5대 5.여름에는 7대 3이었다.


온면은 고정고객이 항상 찾는다.


하루 1백50그릇이 팔린다.


한달 매출 1천5백만원에서 인건비 2백70만원,물품구입비 5백만원,운영비 1백만원,월세 2백만원 등을 제하면 순수익은 4백30만원.


본사 (02)444-8168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