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라있는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도자 세이크 나빌 카우크가 최근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레바논 언론들이 18일 전했다. 레바논 언론들은 카우크가 레바논을 방문중인 '미국장로교회' 관계자들에게 "민족과 국가의 의지를 대표하는 헤즈볼라는 미국민들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같이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헤즈볼라는 미국민과 충돌하고 있는 게 아니라 (미국과의) 접촉과 이해를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 행정부는 헤즈볼라가 대화를 두려워 하기 때문에대화가 거부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이후 미 국무부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라와 있는 헤즈볼라는 1983년 베이루트 주재 미 해병대 막사에 폭탄테러를 저질렀으며, 다음해엔 베이루트 주재 미대사관 건물에도 폭탄테러를 해 총 270명을 숨지게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헤즈볼라는 그러나 이를 부인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2000년 레바논에서 철수할 때까지 거의 20년 동안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벌여 레바논에선 아랍 땅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에맞서 싸우는 정통성있는 저항운동단체로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는 최근 수년동안 온건노선을 걷고 있다. 특히 레바논 의회에도 진출해현재 9석을 갖고 있으며 산하 자선단체를 통해 병원과 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24명으로 구성된 미국장로교회 방문단은 헤즈볼라측의 안내를 받고 있으며 한때 이스라엘군에 점령당한 바 있는 레바논 지역을 둘러보기도 했다. (베이루트 AP=연합뉴스)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