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전문직이나 대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을 잇따라 내놓는 한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경쟁적으로 인하,이들을 대상으로 '밀어내기 대출'에 나서고 있다. 제일은행은 이날 신용대출 상품인 '제일 빠른 대출'을 선보이면서 대출금리를 0.4%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삼성그룹 등 대기업과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최고 5천만원까지 대출해 주는 '우수 직장인 신용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자격증을 소지하고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최고 1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예스 프로 론'을 취급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와 함께 주택담보대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날부터 '파인 아파트 담보 특판 대출'의 금리를 연 5.8%에서 5.3%로 0.5%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도 지난 11일부터 아파트 담보 대출상품인 '포 유 장기대출'의 고정금리를 거치기간 3년에 대해 연 6.90%에서 5.95%로 인하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열중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로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동산관련업종과 음식료 숙박업종에 대한 대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남는 자금을 처리하기 위해 가계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런 현상을 반영,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1분기 7조원 △2분기 4조원 △3분기 1조4천억원으로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분기 3조원 △2분기 5조3천억원 △3분기 4조1천억원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과도하게 확대하거나 회수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경기상황에 따라 충당금 적립액을 조절해주는 동태적 충당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