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적용되는 '1가구 3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60% 중과(양도차익의 60%를 세금으로 환수) 조치 시행을 두 달여 앞두고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추가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정리하려고 하는 재건축사업 추진 초기 아파트와 중소형 아파트값이 최근 들어 1천만∼2천만원 더 떨어졌다. ◆곳곳서 호가 추가 하락 사업추진 초기의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한단계 하향조정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13평형은 추석 전까지만해도 4억원선의 호가를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 3억9천만원대로 밀렸다. 지난해 '10·29 부동산안정대책'이 나오기 직전 6억원까지 호가했던 이 아파트는 올 여름까지만 해도 4억원대에서 요지부동이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도 최근 보름 사이 평형별로 1천만∼2천만원 추가 하락해 가락시영 2차 13평형이 3억3천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가락동 신한공인 장찬수 사장은 "한동안 횡보세를 이어가다 10여일 전부터 호가를 더 낮춘 급매물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고 초급매로라도 무조건 팔겠다는 집주인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중소형 아파트와 일부 중층아파트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 진주 등 중층아파트들은 추석 이후 호가 기준으로 1천만∼2천만원 떨어졌다. 인근 행운공인 박헌순 실장은 "추석 전까지 5억6천만원을 고집하던 32·33평형대 집주인들이 5억4천만∼5억5천만원으로 호가를 낮췄지만 매수자들은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어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도컨설팅의 임달호 대표는 "강남구 개포동 수서동과 서초구 잠원동 등에서도 중소형 아파트들이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팔리지 않아 호가가 추가로 떨어지고 있다"며 "양도차익의 60%까지 중과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강화를 피하려는 물량이 연말까진 계속 나올 것으로 보여 약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전망은 엇갈려 그러나 내년 전망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소폭이나마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이 올해 안에 집이 팔리지 않으면 매물을 회수한 뒤 장기보유 작전을 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급매물이 회수되면서 소폭의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반면 지금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보유세 부담 증가 △참여정부의 확고한 집값 안정의지 등을 들어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의 한 PB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2∼3년 이상 길게 보면 집값은 틀림없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2년 후의 집값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