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하버드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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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들의 경쟁력이 좀처럼 향상되지 않아 종종 도마위에 오르곤 한다.
내로라 하는 대학들이 아직도 세계 1백위 안에 끼지 못하니 그럴 만도 하다.
며칠전 중국 상하이교통대학이 발표한 세계대학의 순위평가에서도 5백위 안에 포함된 대학은 8개 학교에 불과했다.
해마다 순위가 밀리면서,이웃 일본은 물론이고 싱가포르 호주 등의 대학보다도 훨씬 뒤처져 있다.
대학의 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과 직결돼 있다고 하는데,이런 측면에서 우리 대학의 현주소는 불투명한 미래를 예측해 주는 것 같아 여간 큰 걱정이 아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지금 대학들은 치열한 적자생존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훌륭한 교수를 영입하고 뛰어난 학생을 모으고 교육내용을 시대에 맞게 보완해 가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돈을 모으는 일이다.
하버드대학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클린턴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총장이 동창생들과 민간단체들을 대상으로 기부금 모집에 열성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은 바로 막대한 기부금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이를 확인이라도 하듯,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주말 특집기사에서 미국과 영국의 간판격인 하버드대학과 옥스퍼드대학을 비교하면서 하버드가 뜨는 이유로 독립적인 재정상태를 들었다.
이에 반해 옥스퍼드는 재정을 정부에 의존하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마디로 전통과 유명세는 허울에 다름아니라는 것이다.
이 신문은 또 세계에서 가장 전통이 깊은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가 하버드에 밀린 이유로 교육평등주의와 반(反) 엘리트주의를 지적했다.
이로 인해 영국의 명문대학들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고 하버드대학은 엘리트와 실적을 중시하는 '경쟁주의'를 통해 세계 최고가 됐다고 분석했다.
경쟁력은 고사하고,아직도 고교등급제 기부금 본고사부활 등으로 극명하게 여론이 갈려 진통을 겪고 있는 우리 교육정책당국과 대학들이 타산지석으로 곰곰이 새겨봐야 할 내용인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