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생계형 범죄'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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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에서 빚 독촉에 시달리던 40대 주부 김모씨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채권자를 목졸라 살해했다.
김씨는 4백여만원을 빌린 뒤 기한 내에 갚지 못하자 팔순 노인인 채권자로부터 수차례 독촉을 받았고 이를 참지못해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남편의 박봉으로 시부모까지 모시며 살아온 김씨는 생계에 보탬이 되겠다며 3년 전 조그마하게 차린 식당이 적자를 거듭하자 이리저리 사채를 끌어쓰다 결국 범죄자로 전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단돈 4백만원 때문에 평범한 주부가 살인자가 됐다"며 "최근 중년층에서 생계 때문에 범행에 나서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장기불황과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직사태로 40대를 중심으로 한 중년층의 '생계형 범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평가됐던 5∼6년 전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쁜데다 향후 전망도 극도로 불투명해지면서 살인 등 희망의 끈마저 놓아버린 40대의 '절망형 범죄'는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경찰청이 18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박기춘 의원(열린우리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1∼2003년 범죄를 연령별로 분류한 결과 40대 범죄자 비율이 지난해 28.1%를 기록,최근 3년 중 가장 높았다.
살인 폭력 등 형사범도 20,30,50대 등 다른 연령대와 달리 40대는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1년 40대 형사범의 비율은 25.6%(23만5천8백88명)로 최고 비율을 보인 30대(30.5%)와 4.9%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2002년에는 26.7%(22만6천9백22명) 지난해에는 28.0%(24만2천8백50명)를 기록,30대와 0.7%포인트로 좁혀졌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40대 형법범 비율이 30대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박 의원 측은 전망했다.
특히 40대 살인범의 비율은 2001년 2백81명으로 전체 살인범의 24.0%를 차지해 30대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3백63명 33.5%로 30대를 앞지르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박 의원은 "경기침체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구직 가능성이 낮아지고 자영업 실패,카드 빚 등으로 인한 채무 규모가 자신의 능력범위 안에서 정상적으로 변제가 불가능하다는 절망감이 40대를 범죄의 나락으로 몰아넣고 있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