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18일 대학 입시에서 고교등급제와 본고사,기여입학제를 금지한 이른바 정부의 '3불(不)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재검토를 공개 요구했다. 정 총장은 이날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대 국감에서 "대학에 입학의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위) 위원들이 3불정책을 재검토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3불정책은 대학에 대한 제약"이라며 "이같은 규제는 98년 시작됐는데 상황이 바뀌면 재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장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이에 반박하자 "내 말은 대학에 대한 규제를 풀고 자유를 더 달라는 전체 대학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자신의 기준에 따라 가장 훌륭한 학생을 뽑으려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정 총장은 또 일부 사립대의 고교등급제 실시 논란에 대해 "고교등급제를 해야 한다기보다 고교 간 학력차는 인정해야 한다"며 "일부 대학들이 어떤 행동(고교등급제)을 해놓고 안 했다고 한 것은 잘못이지만 오죽 내신이 변별력이 없으면 그렇게 했을까 이해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교 간 학력차가 학교마다 상당히 다르다고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정 총장은 대입 본고사에 대해선 "본고사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열어 둬야 한다"며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혔고,기여입학제에 대해선 "서울대 총장으로서 서울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만 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중ㆍ고교 평준화 폐지 소신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18세까지 학생을 전혀 거르지 않고 대학입시를 위해 일로매진하는 나라는 없다"며 "학생들이 어릴 때 거르는 과정을 두는 게 계층 이동이나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