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것을 만들기보다는 가장 빠르게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라는 메시지는 최근 기업 경영의 우선 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쉽게 보여 준다. 바야흐로 '시간'이 핵심 경쟁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TIME 산업'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대두됐는데 이렇게 시간의 중요성이 부각되니 시간과 관련된 산업이 새로이 생겨났나 싶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TIME산업'은 단순히 시간산업이 아니다. 여기서 'TIME'은 통신(Telecommunication),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미디어(Media),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뜻한다. 과거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발전해가는 산업의 방향이 지식과 정보를 근간으로 한 산업으로 그 주도권이 넘어가는 추세라는 것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이러한 지식을 기반으로 한 핵심 산업을 묶어 'TIME 산업'이라고 최근 독일의 어느 학자가 규정한 것이다. 'TIME'을 구성하는 각각의 산업 자체가 지니는 성장성도 다른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지만 더욱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최근의 디지털 융·복합화에 따른 이들 산업간의 확대 재생산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 4개의 산업이 모두 시간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산업인 만큼 'TIME 산업'이라는 용어가 단순히 약어만은 아니다. 'TIME'의 첫번째 글자 T를 상징하는 통신산업은 최근 유선에서 무선,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특히 통신부문은 최근 다른 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려는 움직임이 어느 산업보다도 크다. 금융과 연계한 모바일 뱅킹,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텔레매틱스 등은 'TIME 산업'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두번째 IT산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그중 한국의 IT제조업은 경쟁력이 세계 최고로 평가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펴낸 IT분야의 국제화 보고서는 IT 제조업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이 30개 회원국 중 최고라고 밝힌 바 있다. IT 제조업 경쟁력을 OECD 회원국 평균 1.0으로 잡았을 때 한국이 2.43으로 1위였으며 이어 아일랜드 2.22,헝가리 1.86,일본 1.64,미국 1.38 순이었다. 평균보다 무려 2배 이상 높다. TIME의 세번째와 네번째인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는 e비즈니스에 따른 콘텐츠 중요성과 더불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다. TV방송,신문,영화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기존의 산업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하이테크 기술과 접목돼 새로운 융합의 형태를 띠고 있다. 디지털 TV,HDTV,Web TV,디지털영화,디지털위성방송,캐릭터,애니메이션,온라인 게임 등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새롭게 만든 용어들만 봐도 이 산업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움직이는지 능히 알 수 있다. 이렇게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TIME 산업'의 바탕에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가 있다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산업의 거시적인 트렌드 변화 등 새로운 사실을 접할 때마다 정보기술과 IT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더 실감나게 느껴질 것이다. 특히 IT산업 중 고도의 지식 서비스 산업인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를 발전시켜야 한국의 IT가 21세기 주력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 IT서비스 산업은 기존의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산업의 융합화 등에 적극적이고도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TIME 산업시대'인 21세기에 우리나라의 성장과 도약을 위한 핵심엔진을 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이 앞장서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