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는 18일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개선은 미국 대선이 끝난 뒤에야 본격적인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헝가리에서 열린 진보정상회담 참석 후 베를린을 방문한 이 총리는 이날 숙소호텔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으로선 대선이후에 대북정책의 변화 여부를 드러낼 것이며, 북한 역시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북핵문제에 대한 몇가지 시나리오를 준비중"이라는 전날 수행 취재단과의 간담회 발언 내용을 묻는 질문에 "미 대선이후 여러 가상 상황에 대비하자는 취지"라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이미 외교통상부 등에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최근 남북관계가 다소 냉각되고 북한이 학국 핵물질 실험을 6자회담거부와 연계하고 있으나 이는 주요인이 아니고 핑계일 뿐"이라며 북한으로선 일단미 대선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대선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은 물론, 북한의 태도가 어떻게 변할지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이 총리는 "그러나 북한이 우리의 트럭을 이용한 쌀 지원수송을 받아들이고 `대한민국'이 인쇄된 쌀포대를 그대로 배급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개진했다. 이 총리는 또 "미 대선이후 북핵 문제와 북-미, 남-북 관계의 실질적인 실마리는 결국 6자회담의 틀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으로선 미국과의 협상을 가장 중시하고 있으며, 17일 성명에서 "6자회담에서 한국의 핵물질 실험을 다룰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이 총리는 설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대북 특사 활용 주장에 대해 이 총리는 "특사는 실마리 푸는데 도움이 될 뿐이지 남북문제 해결은 결국 양측 정부 당국간에 이뤄질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진보정상회담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요란 페르손 노르웨이총리 등은 남북 당국간 관계개선 의지와 대화ㆍ협력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이총리는 설명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