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보다 고용보장과 사회봉사 등 사회적·정치적 압력을 지나치게 수용할 경우 경쟁력 저하는 물론 생존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LGCNS 주최 '엔트루월드 2004' 행사 참석차 한국을 찾은 '기업혁신의 대가'인 제임스 챔피 박사는 19일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만 고용창출도 가능해진다"며 "프랑스 등 '너무나' 사회주의적이어서 경쟁력을 상실한 유럽기업들의 전철을 한국기업들이 밟아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엔지니어링 개념을 창시한 챔피 박사는 "과학의 변화를 신속하게 따라잡는 기업만이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은 변화가 많은 도전적인 시기며 이럴 때일수록 하이테크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지금 투자하지 않는 기업은 5년 안에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기업들은 앞으로 10년 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기술(BT) 등 기초과학 투자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고도의 기능을 지닌 엔지니어들이 부족해지는 것은 과학이 주도하는 사회에서 위험한 징후가 아닐 수 없다"고 그는 언급했다.


챔피 박사는 "삼성,LG 등 한국의 일부 대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는 상황을 높게 평가하며 다른 업체들로 이런 투자경향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기업을 유럽 기업에 비교해보더라도 더 시장친화적이며 미국 기업과 비슷한 혁신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며 "기업혁신은 점진적으로 하기보다 급격하게 시행할 경우 변화에 대한 저항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출신으로 현재 페로시스템즈 컨설팅 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제임스 챔피 박사는 지난 93년 마이클 해머와 공동으로 저술한 '리엔지니어링 기업혁명'을 통해 기업의 체질과 구조,경영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주장했다.


최근엔 기업 내부 뿐 아니라 외부까지 상호 연결된 혁신이 필요하다는 개념의 'X-엔지니어링'을 주창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