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인 수출이 고유가 충격으로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고유가로 미국 등 주요국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면서 아시아 각국에서 수출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아시아 수출 감소는 세계 경제의 냉각 위험을 경고하는 조짐"이라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아시아 수출 경기는 이미 작년 말이나 올해 초에 정점에 도달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 2월 60.4%에 달했던 수출 증가율이 9월 말 현재 3.1%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대만 역시 수출증가율이 46.0%에서 11.6%로 대폭 둔화됐다. 미국의 경제조사기관인 글로벌인사이트는 "아시아 국가(중국·일본 제외) 수출이 올 초에는 매달 50억달러씩 늘어났지만 현재는 10억달러 증가에 그치고 있다"며 "아시아의 수출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의 수출 성장세가 둔화된 이유는 무엇보다 고유가 때문이다. 고유가로 아시아의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상품 수요가 크게 줄면서 수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중국 당국의 강력한 긴축정책도 아시아의 수출 둔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 같은 수출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각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 중국의 경우 지난 96년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1%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태국 역시 39%에서 66%로 수출 의존도가 높아졌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