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신도시에서조차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아파트 분양시장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의 주택업체들이 비장한 각오로 연말 '올인'에 나선다. 올 하반기 분양계획을 세워두었던 업체들은 지금까지 시장 상황이 호전될 것을 기대하며 분양 일정을 늦춰왔지만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이다. 11월까지 올해 예정된 분양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겨울에는 더욱 가망이 없어 내년 봄에나 사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3~4개월간의 금융비용이 수십억원씩 추가로 발생해 경영부담만 늘어나게 된다. 그나마 내년 봄에 시장이 살아난다는 보장만 있다면 어떻게든 버텨보겠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판교신도시 분양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분양시장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따라 분양 대기 물량을 안고 있는 주택업체들은 10,11월 두 달 간에 걸쳐 그동안 미뤄왔던 분양 물량을 집중적으로 쏟아낼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연말까지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총 15만여가구로 올 들어 지금까지 공급된 물량(31만여가구)의 절반에 이른다. 연내 1만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인 A사 관계자는 "일단은 어떻게든 연내 계획된 물량을 모두 소화한다는 방침아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거 미분양될 게 뻔하지만 이자 비용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분양에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미분양을 감내하면서까지 분양에 나서는 업체들을 보면 비장감마저 느껴진다"며 "업체들이 마치 장렬하게 전사하기 위해 사지로 뛰어드는 듯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