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놓고 매도측인 외국인과 매수측인 삼성전자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지난 5일부터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틈을 타 보유주식을 매각했던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19일까지 최근 이틀간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거나 매입규모를 대폭 줄이자,이에 대응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눈치싸움은 삼성전자가 주문을 내지 않았던 지난 18일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물량 받아주기'를 멈추자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전날보다 절반이상 줄어든 29만여주로 감소한 것. 19일에도 삼성전자가 매입규모를 전주말의 절반수준인 20만주로 줄이면서 가격도 전날 종가(43만2천5백원)로 제시하자 외국인 순매도가 10만주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삼성전자가 낸 자사주 주문은 한 주도 체결되지 않았지만 주가는 1.38% 오른 43만8천5백원으로 마감됐다. 덕분에 투자심리도 호전돼 종합주가지수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통상 자사주매입은 호재로 여겨져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주를 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주가를 올리는 묘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겨냥해 외국인이 대놓고 물량을 처분하는 바람에 수급사정이 나빠져 주가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연출되고 있기때문이다. 실제 최근까지 삼성전자가 하루 30만-40만주씩 매수주문을 내면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소화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삼성전자의 자사주매입은 외국인에게 주식처분의 기회로 활용돼왔다는 얘기다. 시장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입장에선 외국인이 매도우위를 유지할 경우 수위조절을 통해 자사주를 좀더 싸게 살 수 있는 시기와 가격대를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현재까지 2백11만주의 자사주를 매입,앞으로 1백89만여주의 매입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주현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