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나일론에서 코리아 하이테크로.'


모기업인 ㈜코오롱이 6백83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지난해 경영 실적이 크게 악화된 코오롱그룹은 올해 사업포트폴리오를 재구축,내년 말에는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오롱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은 전자·IT소재 산업.전통적인 섬유 회사의 이미지를 벗고 첨단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전략이다.


코오롱의 이 같은 변화에는 이웅열 회장의 '가치혁신 전략'이 근본을 이루고 있다.


이 회장은 기존 핵심역량(고분자화학기술)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가치 혁신만이 코오롱의 갈 길이라는 신념을 끊임없이 그룹 임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신념을 토대로 미래 사업의 전략을 짜는 부서는 구조조정본부에서 이름을 바꾼 그룹 전략기획실.


김태환 부사장이 이끄는 전략기획실은 화학섬유를 만들던 노하우에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첨단 소재 기업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할 지 전략을 짜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오롱 그룹의 IT소재 산업을 이끌고 갈 회사는 ㈜코오롱.


이 회사는 지난해 3백70억원에 불과했던 IT소재의 매출을 올해 7백30억원,내년에는 1천억원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코오롱의 정보통신용 소재사업은 인쇄회로기판(PCB) 소재인 감광성필름(DFR)으로 시작됐다.


코오롱의 DFR 생산능력은 연 3천6백만㎡로 세계 시장의 8%를 점유,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약 4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코오롱은 DFR의 성공을 발판으로 LCD-TV용 광확산판(LDP),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사업도 핵심 미래 사업 분야로 키우기로 했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최초로 LDP를 개발했다.


세계에서는 일본 스미모토케미칼과 아사히카세이에 이어 세번째.


이를 통해 올해 30억원,내년 2백40억원,2006년에는 6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코오롱은 또 자회사인 네오뷰코오롱을 설립,충남 홍성에 월 52만개 생산 규모의 OLED 공장을 설립하고 양산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코오롱유화와 코오롱글로텍도 그룹의 첨단 소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고흡수성수지,페놀수지,석유수지 등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코오롱 유화는 각 부문의 생산 능력을 2만t 가량씩 증설해 중국시장의 수요팽창에 보조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카시트와 인조잔디를 주로 생산하는 코오롱글로텍은 웰빙형 카시트를 개발하기 위해 형상기억합금 응용기술,향료응용기술을 접목해 연구하고 있다.


코오롱 전략기획실장 김태환 부사장은 "중국의 저가공세와 원자재가 상승,공급과잉 등으로 경쟁력을 잃은 원사사업의 매출비중은 빠르게 줄여나가는 한편 IT 및 자동차 소재,건설,화학,의류를 주축으로 계열사를 정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구조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코오롱그룹이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