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양상선 매각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의 이름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난 7월.재계는 금호아시아나의 입찰 참여 소식을 의외로 받아 들였다. 금호아시아나가 구조조정의 기나긴 터널을 막 빠져 나온 시기였기 때문이다. 비록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데 만족해야 했지만 금호아시아나는 그룹의 미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대내외에 각인시켰다. 199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조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마무리지은 금호아시아나는 그룹의 미래가 물류와 관광레저사업에 달려 있다고 보고,이들 사업을 내부적으로 차세대 성장사업군으로 분류했다. 차세대 성장사업에 관한 중장기 플랜은 오남수 사장이 이끄는 전략경영본부가 중심이 돼 세부안을 마련 중이다. 특히 전략기획팀은 다양한 신규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는 올해와 내년을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마련하는 준비기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물류 및 관광레저사업을 위해 사업성 분석과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터닦기에 주력키로 한 것.하지만 대강의 밑그림은 기존 사업영역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밑그림도 이미 그려져 있는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물류.이미 금호산업이 물류기업인 한국복합물류에 29.57%를 출자,경기도 군포에 대규모 복합물류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금호아시아나는 특히 정부가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 등 전국에 민자유치를 통한 대규모 물류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이들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전략이다. 관광레저 사업은 기존 사업간 시너지를 높이는 방식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금호개발(렌터카 및 리조트),금호고속,아시아나CC 등이 영위하는 사업은 금호아시아나가 관광레저 사업에 미래를 두고 있는 토대다. 우선 금호개발은 '금호렌트카'라는 브랜드로 1만3천대가 넘는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경남 충부,강원 설악,전남 화순,제주 남원 등 4곳의 리조트도 관광레저 사업을 위한 인프라로 적격이라는 설명이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렌트카의 전국적인 영업네트워크와 4곳의 리조트,여기에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고속의 교통편까지 결합시키면 그룹 내 계열사들이 관광레저에 필요한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사업 시너지 제고와 함께 신규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선 제주콘도를 확장하는 한편 신규 골프장 사업에도 뛰어든다는 전략도 마련해 놓고 있다. 오남수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내부 역량강화에 주력한 결과 계열사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여세를 몰아 물류와 관광레저사업에도 진출해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