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빌 게이츠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인도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인도가 IT산업의 핵심 기반인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고급 SW인력을 바탕으로 1백20억달러를 수출하는 등 새로운 SW강국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MS,IBM 등 세계 유수의 IT기업은 물론 삼성,LG 등 우리 기업들도 인도의 우수한 SW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방갈로르에 SW연구소를 앞다퉈 설립,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IT기업의 인도 진출은 노무현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 NIIT,Aptech 등 세계적인 IT교육기관과의 SW협력센터 구축,SW관련 인력공동개발 등 '한·인도 IT협력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함으로써 하드웨어(HW)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SW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의 SW산업은 전체 IT산업 규모의 62%,수출의 21.3%를 차지할 만큼 인도경제를 이끌고 있는 원동력이다. 비록 인도의 국민소득이 우리의 20분의1 수준에 불과하고 새로운 교역질서인 지식재산권에 대해서도 뒤처지지만 90년대 이후 경제자유화 정책과 교육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IT 특수와 맞물려 지금의 SW서비스 산업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에 비하면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과 기존산업,IT산업의 고도화를 위해서도 SW산업이 너무나 절실한 우리가 왜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SW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과 여력이 있음에도 미래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한다면 그야말로 우리나라 산업정책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 될 것이다. 이번 인도와의 협력을 과대평가해서도 안되겠지만 향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신흥시장인 브릭스(BRICs) 국가들 중 한 나라이고 실질구매력이 세계 4위에 이를 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정부와 기업이 의욕적으로 시작한 인도와의 SW협력이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IT인프라와 HW기술이 SW를 통해 고부가가치화 하고 SW 주요제품의 국산화를 이뤄내야 한다. 또 SW관련 커리큘럼의 다양화와 산학협력 프로그램운영 등을 통해 SW 개발인력을 균형있게 공급할 수 있는 교육·지원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모쪼록 이번 인도와의 IT 협력이 국내 SW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SW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