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대표이사 ceo@secui.com > 지난 추석 고향인 제주도를 찾았다. 차례를 지내고 고향 어른들께 인사도 드리며 분주하게 보내다 잠시 짬을 내 집사람과 함께 한라산 등반에 나섰다. 백록담까지 등반하기엔 시간이 여의치 않아 정상을 바로 눈앞에 둔 윗세오름까지의 코스를 택했다. 그래도 4시간은 족히 걸리는 녹록지 않은 산행이었다. 등산을 시작한 지 1시간 반이 좀 지났을까? 누군가 아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내의 절친한 친구가 남편과 함께 산에 오르다 우리 부부를 발견한 것이었다. 오랜만의 만남이었지만 메일이나 전화로 관계를 이어온 까닭에 반가움은 더욱 컸다. 또 함께 산행을 하며 그 동안 잘 몰랐던 제주 소식도 소상히 들을 수 있었다. 넓고도 좁은 것이 세상인지라 여기저기 조금만 움직이면 아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한 두 사람만 거치면 이래저래 얽히는 것은 예사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제대로 맺고 유지하는 휴먼네트워크(Human Network)가 21세기 화두로 뜨고 있다. 인간관계를 뜻하는 휴먼네트워크는 학연이나 지연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대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맺은 인간관계를 통해 상생하는 인맥관리 기술이다. 사실 바쁘게 살면서 인간관계를 맺고 이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휴먼네트워크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투자가 필요하다. 우선 시간과 비용,노력의 투자가 필요하다. 동호회나 동창회,스터디그룹 등에 가입해서 열심히 활동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또 인간관계를 맺을 때 적극적으로 나 자신을 알려야 한다. 무조건 많은 사람을 만나기보다 필요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인맥은 많은 사람을 아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다. 내게 필요하고 가치있는 사람을 자주 만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 사람과 맺은 친밀한 교류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 더 큰 도움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휴먼네트워크를 맺는데 있어 가장 피해야 할 것은 계산적인 만남이다. 이용가치를 따진 관계는 쉽게 끝나게 마련이다. 마음을 열고 맺은 인연으로 진심으로 서로에게 다가갈 때 진정한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다. 휴먼네트워크는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주는 보이지 않는 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