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이사장 김동근) 개소식과 시범단지 입주기업 착공식이 20일 개성공단 현지 관리위원회 운동장에서 개최됐다. 개성공단 관리위는 북한에 귀속되는 법인이지만 설립주체는 남한이 되며 산업단지공단과 지방자치단체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독특한 형태의 행정기관이다. 또 남한의 행정기관이 북한에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성공단 관리위 어떤 일 하나=개성공단 관리위는 개소식에 이어 오는 28일부터 남측에서 30명의 인원이 상주근무하며 3∼4명가량의 북측 인원도 함께 일을 하게 된다. 관리위는 공단 시범단지 인근의 부속건물을 포함해 1천1백50평 규모의 임시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1단계 1백만평이 완공되는 2007년께 본 건물을 건축할 예정이다. 관리위는 공단 입주기업의 편의를 돌봐주게 된다. 입주기업의 생산 및 영업활동 지원과 부동산 등 각종 인허가,출입증 및 자동차 통행증 등 각종 증명서 발급,치안 소방 환경보호 등 행정업무와 전력 통신 수도 등 공단기반시설 관리업무 등을 수행하게 된다. 관리위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생산 영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현대아산 한국토지공사 등 개발사업자와 통일부 내 개성공단사업지원단은 물론 북한의 공단사업 감독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도 업무협조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김동근 이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공단 운영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이를 위해 입주기업,개발업자,남측의 공단 사업지원단,북측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주동찬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은 격려사에서 "올해 중 개성공업지구에서 민족공동의 첫 시범생산물이 나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한결같은 염원대로 사업을 적극적으로 다그쳐 나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입주기업들 공장 착공=개성공단 시범단지 2만8천평에 입주할 15개 업체가 이날 합동착공식 행사를 가졌다. 이들 기업은 연내 개성공단에서 제품생산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시범단지 입주예정 업체 15곳에 대해 일괄 건축허가를 내줬다. 건축허가 후 착공승인을 받은 몇몇 업체가 지난달부터 이미 기초 공사를 시작했다. 이중 중장비 실린더용 유공압패킹을 생산하는 에스제이테크가 가장 먼저 공장 신축에 들어가 골조공사를 하고 있으며 신원 태성산업 삼덕통상 매직마크로 등도 터파기 공사를 하고 있다. 주방양식기 생산업체인 리빙아트는 조립식 건물로 공장을 짓고 있어 11월초께 입주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제품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결해야 할 과제=로만손과 티에스정밀 등 2개 업체가 지난 19일 대북협력사업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시범단지 입주예정 업체 15개사 중 대북협력사업승인을 받은 업체는 13개로 늘어났다. 재영솔루텍(자동차금형부품)과 제씨콤(통신장비) 2개 업체는 공산권 수출에 제한받는 전략물자 때문에 정부로부터 아직 대북협력사업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설계변경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사업추진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현지 입점은행(우리은행)은 결정됐으나 편의점 식당 주유소 등 편의시설 운영자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개성공단 상주자들이 초기 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자유롭지 못한 통행과 국제통신요금 적용 등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들이다. 특히 저가제품 이미지를 벗기 위한 원산지 표기('Made in DPRK')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동근 이사장을 비롯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박건우 토지공사 본부장,조명균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시범단지 입주예정기업 대표,임채정 통일외교통상위원장,맹형규 산업자원위원장,배기선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장 등 국회 3개 위원회 소속 의원 등 총 2백2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이날 오전 7시께 서울 경복궁을 출발,휴전선을 넘어 오전 10시께 행사장에 도착해 개소식 행사를 가진 뒤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오찬을 하고 선죽교와 고려민속박물관 등을 둘러본 뒤 오후 6시께 서울로 귀환했다. 이계주·정종호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