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실링(38)이 부상 투혼을 발휘한 보스턴 레드삭스가 '숙적' 뉴욕 양키스를 누르고 승부를 마지막 7차전으로 몰고갔다. 보스턴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양키스와의 6차전에서 실링의 호투와 마크 벨혼의 3점홈런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3연패의 벼랑 끝에서 믿기지 않는 3연승을 거두며 승패의 균형을 맞춘 보스턴은 사상 최초로 3연패 뒤 3연승으로 7차전을 밟는 저력을 발휘하며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마지막 한판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날 경기는 오른쪽 발목에 테이핑을 하고 나와 부상 투혼을 발휘한 실링의 역투와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보스턴 하위 타선의 적극적인 공격이 빛을 발한 한판이었다. 실링은 이날 7이닝동안 최고 1백50km 초반의 공으로 볼넷 없이 삼진 4개를 곁들이며 4안타 1실점으로 막강 양키스 타선을 봉쇄했다. 보스턴 타선도 4회 2사 후 좌익선상 2루타를 친 케빈 밀러가 상대 선발 존 리버의 폭투를 틈타 3루까지 간 뒤 제이슨 베리텍의 적시타로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올렸다. 기세가 오른 보스턴은 후속 올란도 카브레라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2루에서 마크 벨혼이 3점홈런을 터뜨려 단숨에 4-0으로 앞서나갔다. 벨혼의 홈런은 좌측 펜스를 넘어갔으나 펜스 바로 위에 서있던 관중의 손에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와 심판 합의를 통해 홈런으로 인정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실링의 구위에 눌린 양키스는 7회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인 버니 윌리엄스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만회한 뒤 8회 미겔 카이로의 2루타에 이은 데릭 지터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