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식품의 원조'로 구박받던 맥도날드가 당당하게 부활했다. 맥도날드는 19일 3분기 순익이 7억7천8백만달러로,지난해 같은 기간(5억4천7백만달러)보다 42%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5분기 연속 순익 증가세다. 매출도 49억달러로 9% 증가했다. 뉴욕 월가는 "맥도날드가 지난 12∼18개월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놀라운 반전이다. 맥도날드는 2000년 웰빙 열풍이 갑자기 전 세계를 휩쓴 이래 채식주의자와 반미주의자,심지어 종교계로부터 심한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전역에서 '맥도날드 햄버거 때문에 뚱보가 됐다'는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되고,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 제국주의 상징으로 완전히 전락해 레바논 베이루트 지점은 폭탄테러 공격까지 받았다. 전 세계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2002년 4분기에는 사상 첫 적자를 냈다. 대주주들이 은퇴한 짐 칸탈루포 전 사장을 다시 불러내 2003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혔으나 올 4월 회사 행사장에서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 또 CEO 후계자로 임명된 호주 아르바이트생 출신 찰리 벨은 한달 만에 암 선고를 받았다. 액운이 겹친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0월14일자)는 맥도날드가 신규 투자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기울였던 그동안의 눈물겨운 노력을 소개했다.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매장마다 '이동선'을 그어 놓고 직원들이 30분씩 '전자 감응기'를 들고 화장실 청결 상태에서 냉장고 온도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도록 해 점검 태도가 불성실하면 전자감응기가 매니저의 휴대폰으로 알려지도록 했다. '정크 푸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샐러드나 달걀 같은 건강 메뉴를 추가하고,유럽과 미국에서는 10여가지 샌드위치 메뉴를 도입해 주문 즉시 그릴로 구워줬다. 호주에서는 커피 라운지를 한켠에 만들어 고급 커피를 팔았다. 영국에서는 공간을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고기를 세워서 굽는 그릴을 도입했다. 찰리 벨은 암 치료 후 회복기에 있다. 이 회사 재무책임자인 매튜 폴은 "건강 메뉴의 '후광 효과' 덕분에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었으며 앞으로도 매출 성장률 3∼5%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다시 투자를 늘려 새 매장을 오픈하고 리모델링해 10대의 청소년 같은 성장동력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