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분양가를 종전보다 크게 낮춘 '세일' 분양이 시작되고 있다. 미분양 증가와 새 아파트 입주율 급감 등으로 인한 자금난에 짓눌려 빈사 상태에 빠진 주택건설업체들이 미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춰 재분양에 나서는가 하면 같은 지역에서 이미 분양된 아파트보다 평당 1백만원 이상 싼 아파트를 내놓고 있다. 최근 경기도 양주에서는 지난 98년 분양가 자율화 이전 수준인 평당 2백92만원대의 신규 분양 아파트까지 등장했고 광명시에서는 분양대금의 2.4%만 계약금으로 내면 살 수 있는 아파트가 분양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이 그동안 안고 있던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분양가를 낮춰 재분양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작년 11월 경기 광주시 도평리에서 분양에 나섰던 '대주파크빌'은 40평형의 분양가를 당초 2억7천8백만원에서 최근 2억5천2백만원으로 2천6백만원 낮춘 상태에서 재분양하고 있다. 51평형도 3억2천1백70만원으로 최초 분양가보다 3천3백30만원 인하됐다. 작년 7월 서울 가락동에서 35평형을 3억5천만원에 분양했던 '노블레스'도 최근 분양가를 2억7천만원으로 8천만원 인하했다. 작년 11월 성내동에서 총 38가구의 분양을 시작한 비앤비아파트도 분양가를 2천만원 내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35평형 기준으로 분양가가 현재 2억9천5백만원까지 떨어졌다"면서 "현장을 방문한 일부 고객에게는 최고 2천만원을 추가 할인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봉천동에서 '동원낙성타운'을 분양 중인 동원메이드건설도 당초 3억3천5백만원이던 35평형의 분양가를 1천7백만원(5%) 할인해 재분양하고 있다. 특히 광명시에서는 업체간 세일 경쟁까지 펼쳐지고 있다. 광명시 철산동에서 '광명철산 두산위브'를 분양 중인 두산산업개발은 23평형 아파트를 평당 8백55만원(기준층 기준)에 분양하고 있다. 이는 이수건설이 지난 4월 같은 지역에서 공급했던 '브라운스톤 광명 1차'의 분양가(평당 9백30만원)보다 평당 75만원 싼 가격이다. 이에 대해 이수건설은 다음달 철산동에서 공급할 예정인 '브라운스톤 광명 2차'의 분양가를 8백50만원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경기도 용인 죽전지구와 안산 고잔지구,화성 태안지구 등 수도권의 주요 택지지구에서 분양되는 상가들도 세일 분양에 나서고 있다. 용인 죽전지구내 한 근린상가의 경우 올초만 해도 1층 점포를 평당 2천9백만~3천1백만원에 분양했지만 팔리지 않자 최근에는 2천5백만~2천9백만원으로 인하해 재분양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