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은 20일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소유하는 것을 인정하느냐고 묻는다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다면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염곡동 KOTRA에서 열린 외국계 투자기업 인사담당 임원 초청 세미나에서 "재벌의 경제적 효율성을 인정하느냐,안하느냐를 따진다면 나는 인정하는 사람"이라면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론스타나 칼라일과 같은 외국 투기자본에는 금융시장을 열어두면서 국내 산업자본에만 금융자산 소유를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도대체 대한민국 정부가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자본의 성격이 투기자본이다 보니 선진 금융기법 도입과 같은 긍정적인 부분은 남긴 게 없고 단기 실적주의 등 역기능이 더 많다"며 "은행들이 리스크가 있는 기업대출은 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계대출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은 정부와 관료"라면서 "경제환경은 빠른 속도로 바뀌는데 한국과는 다른 외국의 얘기를 하면서 노사문제를 끌고 가려고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한국은 전투적 조합주의라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대부분 정에 약하고 자기 기업에 대한 애정이 많은데 한국의 이런 현실을 제대로 외국에 알려주지 않은 정부의 무능함과 직무태만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빅딜을 할 시점이며 노조가 경영진을 신뢰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경영 참여를 보장해 줘야 한다"면서 "경영진이 (경영 참여를) 적극적으로 개방한다면 노조는 긍정적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