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헤지펀드가 대우건설을 인수해서는 안됩니다."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56)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헤지펀드들이 국내 기업을 헐값에 인수한 뒤 자산 매각,배당,감자 후 증자 등을 통해 이익을 챙기고 빠지는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며 "국내 최고의 건설 기술력과 인력을 갖고 있는 대우건설이 헤지펀드의 재물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대우건설 본사 건물 하나만 팔아도 5천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 입장에선 부실채권 회수를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에 매각하는 것이 좋겠지만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건설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의사가 있는 주체에 매각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헤지펀드들이 실제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는 징후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기업 매각에 대해 관여할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고 있진 못하지만 정황상으로 볼 때 헤지펀드들이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헤지펀드로 넘어가는 것을 감시하는 워치 독(Watch Dog)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매각 가격과 관련,"대우건설의 가치는 2조∼2조5천억원 수준이어서 1조원 정도면 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 정도면 국내 기업의 인수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건설은 향후 3년6개월 동안 현재 수준의 매출과 순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 수주잔액을 확보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민간건설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공공부문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해외 공사의 경우엔 위험 요인이 많은 만큼 전체 포트폴리오의 15%를 넘기지 않도록 관리해나갈 예정으로 자신있는 지역에서 자신있는 프로젝트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9년 8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에 선정된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면,올해 초부터 자산관리공사 주도로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