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엔지니어입니다. "


샐러리맨 노벨상 수상자로 화제를 모은 일본 다나카 고이치 시마즈제작소 질량분석연구소장(45)은 21일 대한화학회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 참석,기조연설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영원한 엔지니어로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해내는 액티브한 사이언티스트로 언제까지나 남고 싶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다나카 소장이 한국에서 인터뷰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일본에서도 "연구에만 몰두하고 싶다"며 기자회견을 회피해왔다.


그는 소프트 레이저 탈착(SLD) 기법을 개발해 단백질 등 고분자의 질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길을 연 공로로 존 펜 교수,쿠르트 뷔트리히 교수와 함께 지난 200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특히 학사출신 연구원으로 스물여덟살 때 쓴 논문으로 노벨상을 수상해 화제에 올랐었다.


다나카 소장은 "고분자 질량분석법을 연구하던 중 실수로 용매를 바꾼 게 뜻밖의 결과를 얻었다"며 "이는 우연한 발견"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인터뷰와 기조연설 후 질문 시간 내내 "과학에 관한 주제만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부탁했다. 그리고 아직은 엔지니어로서 일을 하고 싶을 뿐 유명해지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행사기간 중 수많은 참석자들로부터 사인공세를 받기도 했다.


그는 "질량분석법을 이용해 전기분무 이온화 장비를 개발한 미국의 존 펜 박사는 80대인 지금까지도 정열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펜 박사의 그런 모습에서 진정한 과학자상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단계 질량분석법인 '사중극자 이온트랩' 기술개발에 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고분자 질량분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구조와 기능을 밝혀내는 기술로 생명과학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해 특별한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용기와 도전,인내,미래 추구 등 특성을 갖고 있다"며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