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주 동안의 영화소식과 이번 주 개봉영화 전해주기 위해 조성진기자 나왔습니다.

박스오피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주에는 상위권 영화들 전해주시죠.

기자))
이번 주는 순위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난 주 개봉된 영화들이 대거 순위에 들어오면서 한동안 관심을 끌었던 여러 영화들을 10위권 밖으로 밀어냈습니다.

원빈, 신하균 주연의 <우리형>이 1위에 올랐습니다.

전국적으로 20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으면서 올 가을 최대 히트작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극 중에 형제로 출연하는 두 주연배우의 매력과 연기변신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싸움 1등 동생과 공부 1등 형 두 형제애가 감동적으로 그려졌습니다.

탐 크루즈, 제이미 폭스 주연의 <콜래트럴>이 2위에 올랐습니다.

탐 크루즈가 냉정한 킬러로 등장하는 연기 변신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구요, 감독은 <알리> <라스트 모히칸> 등의 영화를 연출했던 마이클 만이 맡았습니다.

일본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가 3위로 자리를 바꿨습니다.

이 영화는 ‘가타야마 쿄히치’의 동명소설 원작, 로 일본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유키사와 이사오 감독이 연출을 맡은 감성이 묻어나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왕가위 감독의 <2046>은 4위에 자리했습니다.

전작 <화양연화>에 이은 왕가위 감독의 5년만의 신작이고, 홍콩과 일본의 초호화 캐스트를 자랑한 <2046>.

그러나, 일반인들이 편하게 받아들이기엔 쉽지 않은 영화내용으로 그 명성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는 관객동원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상진 감독의 <귀신이 산다>는 5위로 내려왔습니다.

이미 개봉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서서히 그 생명력을 다 하는 느낌입니다.

6위에는 김기덕 감독의 <빈집>이 올라왔습니다.

개봉 직전 베니스영화제 수상으로 그 기대감이 매우 높았긴 했지만, 김기덕 감독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선입견을 깨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니콜 키드먼 주연의 <스탭포드 와이프>는 7위를 차지했습니다.

역시 니콜 키드만의 명성으로 적은 스크린수에 비해 선전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절대 관객수 면에서는 한국시장에서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한 결과를 안고 다음 주쯤엔 순위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8위는 <맨 온 파이어>가 차지했습니다.

덴젤워싱턴과 다코타 패닝 주연의 <맨온파이어>역시 한국에서는 관객 동원 면에서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주연배우들의 연기와 토니 스콧 감독의 감각적 영상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가족>과 <이노센스>가 각각 지난 주보다 한 계단씩 내려앉으면서 각각 9위와 10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주현, 수애 주연의 <가족>은 가족드라마로 예상 밖의 선전이 눈에 띄었구요, 일본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 <이노센스>는 재패니메이션 팬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 흥행성적에 대해 평가를 해 주신다면요?

기자))
네, 이번 주에는 순위 바꿈이 많았던 한 주였습니다.

추석 시즌 전후에 개봉했던 영화들은 많이 빠져나갔고, 지난 주 개봉된 영화들 중 3편이 순위권에 자리했습니다.

한국영화의 파워 계보를 잇는 <우리형>의 선전은 무서운 기세입니다.

첫 주에 비해 스크린수를 많이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첫 주와 비슷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서 스크린당 관객 점유율 면에서는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상위권에 든 영화들을 보시면 굉장히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관객의 기호도 다양해졌다는 얘기일텐데요, 그래도 가을이라는 계절에 맞게 사랑 얘기라든가 가족 간의 화해를 다룬 내용들이 꾸준히 관객을 끌어모으면서 극장가는 겨울맞이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은 영화계 소식들 좀 들어보겠습니다.

오늘은 특집으로 다양한 영화제에 대한 소식을 준비하셨다구요.

그러고 보면 최근 굉장히 다양한 영화제들이 많이 생겨난 것처럼 보이는데요.

기자))
네, 대형영화제였던 부산영화제가 끝나구요, 그야말로 계속되는 다양한 영화제들이 영화매니아들의 관심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영화제들이 그 개성도 다양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먼저 제1회 CJ엔터테인먼트와 CGV가 개최하는 "CJ 아시아 인디영화제"가 지난 2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개최되고 있는데요, 메이저 영화기업이 상대적으로 일반관객들에게 소외되어 있는 인디영화들을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상업영화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멀티플렉스 용산CGV와 강변CGV에서 개최되어 관객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개막작으로 배창호 감독의 <길>이 상영됐구요, 폐막작으로는 이란 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거북이도 난다>까지 한국영화 23편을 포함한 아시아 12개국 47편의 인디영화가 상영됩니다.

아시아나항공과 AISFF 집행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2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도 눈에 띕니다.

이 영화제는 세계 최초의 기내 영화제로 열리고, 28일부터 31일까지는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 아트홀에서도 상영스케쥴이 잡혀 있습니다.
국내외 출품작 821편 중 예심을 통과한 국내 작품 21편과 해외작품 41편 등 총 62편이 경쟁부문에 출품되어 있습니다.

수상작들은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아시아나 항공의 국제선에서 승객들을 대상으로 상영됩니다.

그 밖에도 1960년대 프랑스 ‘누벨 바그’를 이끌던 “에릭 로메르 회고전”이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시네마테크 부산에서는 9월에 끝났고, 광주극장에서는 오는 24일까지 상영되고 있습니다.

지방에서도 관심있으신 분들을 참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환경재단이 여는 “제 1회 서울환경영화제”도 주목할 만합니다.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스타식스 정동, 씨네큐브, 서울역사박물관 등 세 곳에서 열리구요, 세계 15개국 100여편의 영화가 소개됩니다.

5회째를 맞는 “서울유럽영화제”는 27일부터31일까지 서울 메가박스에서 진행됩니다.

유럽영화는 지루한 예술영화라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10개국 27편이 상영됩니다.

앵커))
이번 주에는 어떤 영화들을 소개해 주실건가요?

기자))
이번 주에는 장윤현 감독의 신작 <썸>, <비포선셋> 이후 10여년 만의 사랑이야기 <비포선라이즈> 두 편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먼저 <썸>부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 증거물인 100억대의 마약이 경찰호송 도중에 탈취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경찰은 호송 담당자인 강력계 오반장을 용의자로 지목해서 수사를 지시합니다.

그러나 오반장이 확실히 진범이 아니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후배 형사 강성주는 진범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용의자를 추적하던 강성주, 그러나 마약에 취해 질주하던 그 용의자는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맙니다.

강성주는 용의자의 핸드폰에 남겨진 번호를 단서로 사건 추적에 들어가지만 다른 용의자들 또한 잇따라 사망하게 되고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듭니다.

강성주는 사건 추적 중, 용의자의 친구인 교통 리포터 서유진을 만나게 됩니다.

서유진은 강성주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 낯설지 않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서유진은 하루 동안 발생하는 일들이 이미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듯한 데자뷰 현상을 경험하게 되고, 자신 때문에 강성주가 죽게 되는 사건까지 보게 됩니다.

푸른 하늘에 검은 비가 내리는 도시.

서로 생명의 열쇠를 쥔 채 24시간 후 예정된 죽음을 향해 치달아 가는 두 남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 영화는 1997년 <접속>, 1999년 <텔 미 썸딩> 이후 장윤현 감독이 내놓은 세 번째 영화로 멜로와 스릴러, 액션을 적절히 혼합해 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 남녀 주인공은 각각 고수와 송지효가 맡았습니다.

드라마에서 활약하던 고수에게 <썸>은 영화 데뷔작이고,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에 출연했던 송지효도 신인급입니다.

이들의 연기는 영화 속에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대로의 가능성은 보여 주었습니다.

장윤현 감독의 이 영화 내에서 일부러 다양한 장르의 혼합을 의도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맞는 스피디한 영화 진행을 선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르의 혼재는 복잡하게 다가옵니다.

특히, 원래 촬영했던 내용들에서 많이 편집된 듯 영화 내용에서 인물 간의 관계 묘사가 다소 생략되어 표현됐다는 느낌도 듭니다.

장윤현 감독이 오랜만의 연출작에서 너무 많은 욕심을 부렸던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러나, 데자뷰라는 특이한 소재를 영화 내에 도입한 부분은 독특한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데자뷰라는 것은 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을 뜻합니다.

영화에서 여주인공은 완전한 타인인 형사 강성주에 대한 데자뷰를 경험하고, 그 남자는 언젠가 보았던 익숙한 느낌으로 실제 그녀의 삶 속에 뛰어듭니다.

자동차 추적장면 등에서 나타난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액션 장면 등도 볼만 한 장면으로 꼽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윤현 감독의 장면을 만들어 내는 힘은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봤습니다.

다음 영화는 <비포선라이즈>입니다.

소개해 주시죠.


기자))
9년 전 비엔나를 거쳐 파리로 향해 달리는 유럽횡단 기차 안에서 여자친구를 만나러 유럽에 왔다가 실연의 상처만 안고 돌아가는 미국 청년 제시와 부다페스트에 사는 할머니를 만나고 파리로 가는 셀린느가 우연히 만납니다.

짧은 시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려 교감을 나누게 되고 이튿날 해가 뜨기 전 14시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찾아온 사랑을 인정하기 힘들었던 두 사람은 기차역 플랫폼에서 헤어집니다.

그들의 감정이 정말 사랑이라고 느낀다면 6개월 후, 같은 장소 같은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9년 후, 어느덧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된 제시는 출판 홍보 여행 중, 파리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셀린느를 만나게 됩니다.

그 동안 제시는 둘의 만남을 책으로 썼고, 홍보차 찾아 온 파리의 한 서점에서 가진 ‘저자와의 대화’ 시간에 셀린느가 찾아 오면서 둘은 재회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저자와의 대화’ 스케쥴이 끝나면 제시는 곧 뉴욕행 비행기를 타야 합니다.

80분이라는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은 삶과 사랑, 자신들의 변한 모습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내면을 끊임없이 탐구하며 사랑을 재발견해 나갑니다.

이 영화는 1995년 개봉되었던 <비포 선라이즈>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봉됐을 때 비평가들은 기존의 러브 스토리와는 다른 이 독특한 사랑 이야기에 호평을 보냈습니다.

일반 러브스토리와는 달리 짧은 시간 속의 사랑 얘기를 현실적인 모습으로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이번 영화도 그런 전편의 느낌을 그대로 이으면서도 다소 발전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영화는 두 사람의 짧은 시간의 만남을 거의 리얼타임으로 담아냅니다.

<비포 선라이즈>가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환상을 담은 영화였다면, <비포 선셋>은 사랑을 선택한 연인들의 현실을 담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의 감독이었던 리차드 링클레이터와 남녀 주인공인 에단 호크, 줄리 델피는 <비포선셋>에서도 그대로 다시 만났습니다.

제시와 셀린느, 한 사람은 결혼해 가족이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연인이 있는 입장이지만 현재의 관계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비슷할 것입니다.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이 100% 자신의 사람일까 하는 회의감.

특히 누군가가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을 땐 그런 회의는 더 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올가을 특별한 사랑얘기를 꿈꾸는 관객들에게 아름답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