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의 위헌결정을 이끌어낸 이석연 변호사(50)는 22일 "구체적으로 거론할 순 없지만 그동안 여러 사람에게서 직·간접적으로 (헌법소원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압력을 받았다"며 소송 진행과정에서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 변호사는 "소송과정에서 당연히 각하니,기각이니 하는 세몰이식 흑색선전이 나올 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며 "특히 다른 조직도 아닌 같은 법조인이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할 땐 절망마저 느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이 사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공약 사항으로 수도이전 문제를 언급했을 때부터.이 변호사는 그동안 꾸준히 소송자료를 준비해 왔고 특별법이 시행된 지난 4월 헌법소원을 제기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대형 사건이 헌재에 계류 중인 상황이어서 시기를 미룬 끝에 7월12일 헌법소원을 접수시켰다. 대리인단에는 12년간 헌재 재판관을 지낸 김문희(67),헌재 사무처장 출신의 이영모 변호사(68)가 함께 했다. 이 세 사람은 누가 먼저 제의하지도 않았지만 우연한 기회에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뭉쳤다. 다른 소송에 신경쓸 겨를도 없어 석달간 이 소송에만 매달렸지만 이 변호사는 공익소송이라는 사건의 성격과 자신이 직접 나섰다는 점 때문에 일절 선임료를 받지 않은 채 무료로 대리인 활동에 임했다. 이 변호사는 "동료 변호사 중 소송에 함께 하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렇게 되면 정치적 세를 과시하는 것 같아 정중히 사양했고 정치권과도 일정한 거리를 뒀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 기간 상인,택시기사,주부 등 사무실을 찾아와 격려해주는 이들이 꾸준히 이어져 일반서민들의 높은 관심도에 놀랐고 또 큰 힘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