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건설이 무산됨에 따라 충청권 주택가격이 급락하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연체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특히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담보인정비율(시가대비 담보대출금액)이 매우 높아 주택가격 급락시 경영상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신행정수도 입지 주변 부동산시장에 대한 긴급조사결과'를 본점에 보고했다. ◆부동산시장 동향=2003년부터 지난 상반기까지 지가상승률은 전국 평균과 서울이 각각 6.0%와 8.5%에 불과했던 반면 연기군은 29.4%,천안은 20.4%,아산은 21.2%에 달했다. 아파트는 대전의 경우 2002년 말 이후 유성구와 서구를 중심으로 거래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상승률이 34%에 달했다. 충남도 2003년부터 2004년 상반기까지 20% 이상의 가격상승률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선 행정수도 후보지와 거리가 먼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연출됐다. 대전·충남지역의 아파트 분양시장은 올 6월 이후 공급물량이 급증하면서 미분양아파트가 크게 늘어났다. ◆부동산시장 전망=신행정수도 무산으로 향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지역경제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이 호재로 작용했던 청양 부여 등의 토지거래가 급속히 위축되고 대전지역 아파트는 수요위축에 따라 가격폭락과 매물급증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신행정수도 입지였던 연기·공주지역은 이미 각종 규제로 토지·주택거래가 전무한 실정이어서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도 개통,수도권 전철 연장,아산LCD산업단지 조성 등이 호재로 작용한 천안·아산지역도 별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금융시장 영향=은행권의 경우 2002년 말 이후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이 시가의 60% 수준에 달하고 대출자의 80∼90%가 이 한도를 거의 채워 대출받았다. 따라서 주택가격급락시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2금융권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8월 말 현재 충청지역 11개 저축은행의 총 대출규모는 1조6천억원으로 지난 2002년 말에 비해 60%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담보 대출은 2002년 말에 비해 1백% 늘어난 1조원으로 전체 대출금의 62.5%에 달했다. 또 1백98개 신용협동조합은 지난 8월 말 현재 2조2천억원의 대출금 가운데 54.5%를 차지하는 1조2천억원이 부동산담보 대출이었다. 지역 농협도 2003년 이후 여신을 1조8천억원 이상 확대했다. ◆은행들 긴급대책 없다=은행들은 정부지침에 따라 담보인정비율을 낮게 운영해왔기 때문에 웬만한 폭락사태가 아니면 여신건전성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집중투기대상이었던 전답이나 나대지는 담보대출 대상으로 잘 인정하지 않았고 설사 대출해주더라도 담보인정비율을 40% 이하로 삼아왔다"며 "아파트 담보대출 역시 '우려할 만한 수준'의 가격폭락이 없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그동안 위험관리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별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충청지역의 주택 분양 시장은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이므로 예의주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용준·김인식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