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풍경, 시간속으로의 진화..내달 말까지 월전ㆍ제비울미술관서 공동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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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국 산수화를 대표하는 원로 중진 신진작가들의 다양한 산수화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서울 팔판동 월전미술관과 경기도 과천에 있는 제비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두 미술관이 '사유와 생성-산수풍경의 시간'을 주제로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원로 중진작가들인 송영방 하태진 한진만 이영찬 김동수는 월전미술관에서,오영길 강경구 문봉선 박병춘 조병연 유근택 등 신진 작가들은 제비울미술관에서 각각 근작들을 출품했다.
현대 한국화는 작가와 대상(자연)의 일치를 중시해 온 전통 산수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산수 자연을 대하는 작가 내면의 창작체험과 시간에 주목해 동시대를 체험하면서 느끼는 작가 자신의 내면의식을 현대 한국화가들이 어떻게 회화적으로 풀어내는가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월전미술관 출품작가들이 전통 산수 쪽에 다가가 있다면 제비울미술관에 출품한 작가들은 작가와 대상간의 불일치,그러면서도 시간을 다양한 풍경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출품했다.
문사적 운치가 넘치는 작품을 선보여 온 송영방 화백의 산수는 먹의 강약과 농담을 통해 음양조화를 화면 속에 구사한다.
산세를 세밀하면서도 때론 과감하게 표현해 시선의 여운을 주는 산수화다.
김동수와 이영찬은 수십년간 전국 산야를 답사하고 실경을 개성 있게 구현한 원로 작가들이다.
김 화백이 대자연의 한 점이 된 인물 풍경을 통해 졸박하면서도 유희적인 요소를 보여준다면 이 화백은 산세의 음영과 형상을 강약의 필치로 구사한다.
제비울미술관에 참여한 권기윤은 겸재 정선이 추구했던 진경정신의 전통을 이어 온 작가다.
출품작 '하선암(下仙岩)'은 육안으로 보고 마음으로 그린 실경사생 10년의 결과물이다.
조병연은 장지에 가는 필선으로 문학적 서사풍경을 보여 온 작가다.
길과 나무를 무수히 반복된 필선으로 표현하는데 그 필선에는 시간의 체험이 담겨 있는 쓸쓸함과 무상함이 배어 있다.
산수화에서는 드물게 표현적인 구성과 문학적 서사가 가미된 그림이다.
11월30일까지.월전미술관(02-732-3777) 제비울미술관(02-3679-001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