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반월에서 신소재 섬유를 생산하는 S사. 199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신소재 섬유를 개발,중동 인도네시아 등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11개의 특허를 출원 또는 등록 중에 있기도 하다. 이 회사에 '저승사자'로 불리는 연체료 통지서가 날라온 것은 지난 9월. 수출 원부자재 구입과 외주 가공을 위해 위해 지난 2월 거래은행으로부터 4억9천만원을 대출받았으나 이를 제때 갚지 못해 연체이율을 물게된 것. 중국의 위탁가공업체에서 불량품이 증가하면서 선적에 차질을 빚어 자금운용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 이 회사는 대출시점의 연 9.5%보다 거의 갑절이나 높은 연 18%의 연체료를 적용받고 있다. 이 회사 김 모 사장은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 사장들이 요즘 '연체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들이 기존 대출의 대환(연장)을 거부하거나 미상환 대출금에 대해 잇따라 연체이자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장들은 "은행이 비가 오는데 우산을 빼앗고 젖은 어깨에 짐까지 올려놓고 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의 인쇄업체 K사는 지난 6월 은행으로부터 상환연장을 거부당하게 되면서 연체 상황에 빠진 케이스.그로부터 5개월이 경과했지만 연체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판매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나 상황이 좋아지진 않고 있다. 이 업체도 차입 당시보다 두배나 높은 연 20%의 연체율을 적용받고 있다. 시흥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는 '임차공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은행으로부터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은 부동산 등 시설담보 제공이 힘든 임차공장의 경우는 원래 은행에서 시설자금에 적용하는 금리인 6∼7% 보다 훨씬 높은 9∼12%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은행들이 영세 중소기업에 대출하는 경우 대부분 최고금리 상품에 가입하기를 유도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만기적금 강요,은행 신상품 가입,신용카드 발급 등이 덧씌워진다. 중소기업인들은 "정부가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라고 지시해도 은행창구에서는 끄덕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