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서민 소비자금융회사들의 신규 대출 관리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창구인 대부업계마저 '은행권 뺨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지나친 리스크관리가 신용경색을 악화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대 대부업체인 APLO파이낸셜 그룹을 예로 들면 의료보험이 발급되는 직장에 6개월 이상 근속한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주고 있다. 심지어 단순히 소득이 있다는 것만 따져 대출을 해주는 게 아니라 '부양가족의 수를 고려했을 때 이 사람이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얼마인가'를 검토해 대출승인을 내주고 있다. 때문에 대출승인 건수도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APLO그룹 이재선 팀장은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영업을 재개한 지난 5월 이후 한동안은 대출승인율이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상호저축은행도 별반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상위권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확산됨에 따라 갈수록 돈 빌리기가 쉽지 않은 추세다. 한국저축은행 고원용 기획실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대출신청 10건 중 승인은 1건꼴"이라며 "상담창구에서 1차로 걸러내는 물량들까지 합하면 대출승인율이 전체의 5%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고 실장은 "한국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소액 신용대출을 중단한 이후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않고 있으며 대형 저축은행 중 상당수가 우리와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금융계 관계자들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도 경영여건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대출금리가 연 2백∼3백%에 달하는 불법 사채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