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냉동수술로 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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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모습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냉동인간이 종종 등장한다.
현재의 의료기술로는 치료할 수 없어 미래 의료기술을 기다리며 냉동상태로 있다가 미래에 깨어난다는 스토리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전세계 70여명의 사망자가 미래의학으로 다시 살아날 것을 기대하고 비싼 비용을 들여 냉동인간 상태로 보관돼 있다.
영화처럼 사람을 얼렸다 정상적으로 살릴 정도는 아니지만 암 치료에 냉동요법(Cryotherapy)이 널리 쓰이고 있다.
냉동치료 요법을 알아본다.
◆영하 40도로 얼려 암세포만 괴사시켜
냉동수술법은 1.5㎜ 굵기의 치료침을 암조직에 찔러 고정시킨 뒤 이 침을 통해 차가운 아르곤과 따뜻한 헬륨가스를 번갈아 투입해 침 끝의 온도를 급속히 떨어뜨렸다가 다시 급속 해동하는 차세대 치료법이다.
그렇게 하면 암세포의 온도가 영하 40도로 내려갔다가 영상 60도로 올라가면서 괴사한다.
암세포의 영양공급로인 신생 혈관도 함께 파괴돼 암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이 수술법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방사선 치료나 고주파 레이저 치료에 비해 주변 정상조직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의료진이 초음파기를 통해 치료침의 움직임을 보면서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출혈과 흉터가 없어
냉동수술법은 전립선암,폐암,간암 등의 국소성 암환자 치료에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올해 초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천준 교수가 전립선암 환자에게 시술했다.
지금까지 43명의 국소성 전립선암 환자가 시술받았으며 발기부전 요실금 등 기존 수술법에서 나타나는 합병증이 없어 환자의 수술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준 비뇨기과 교수는 "냉동수술법은 나이 때문에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수술 시간과 입원 기간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고 출혈과 흉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또 심폐질환,당뇨병 등으로 개복해 암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와 방사선치료 후 재발된 전립선암 환자 등에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UCLA대학병원,메이요클리닉,버지니아대학병원 MD앤더슨 암센터 등에서도 기존 수술방법과 방사선 치료를 대체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냉동수술법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다른 장기의 암 치료에 이 냉동수술법을 적용하고 있는 추세다.
냉동수술법은 폐암 수술에도 효과적이다.
페암 환자의 80% 정도는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고 폐기능이 약화돼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냉동수술법은 이런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법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