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이 부러워하는 기록 중 하나가 '에이지 슈트'(age-shoot)다. 이는 한 라운드를 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로 마치는 것으로 60대 이후에나 낼 수 있는 진기록이다. 에이지 슈트는 노년에도 골프를 칠 수 있는 건강과 경제력,그리고 함께 라운드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가능하다. 중견 건설업체인 성호건설의 맹성호 회장(69)이 지난 23일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강남300CC에서 69타(35·34)를 기록,국내에서 몇 안되는 '에이지 슈터'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1935년 2월생으로 현재 만 69세,우리 나이로는 70세인 맹 회장의 이날 스코어는 생애 베스트이기도 했다. 미술관을 운영하는 이헌씨,사업가인 김윤영 한재열씨와 함께 라운드한 맹 회장은 이날 보기없이 버디 3개(전반 1,후반 2)와 파 15개로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레귤러티에서 플레이했지만 '젊은 고수'들도 내기 어려운 스코어다. 구력 30년에 핸디캡 8인 맹 회장은 드라이버샷 거리가 2백m나 나간다. 평소 70대 후반 또는 80대 초반 스코어를 기록하지만 그날만큼은 "어프로치샷은 치는 대로 그린에 오르고 롱퍼트도 쑥쑥 홀로 들어갔다"고 말할 정도로 샷이 잘 됐다고 한다. 맹 회장은 "노년에 건강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골프가 최고"라며 "스윙할때 헤드업에 유의하고 힘을 빼다 보면 누구나 베스트 스코어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 프로골퍼들 중엔 샘 스니드,아놀드 파머,연덕춘옹 등이 손에 꼽힐 정도이며 국내 아마추어 중에서는 고 허정구 삼양통상회장,고 우제봉 대구CC회장,박성상 전 한국은행총재,김대순씨,양병탁 삼화식품회장,손태곤 태림섬유회장 등이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