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30년짜리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해외 초장기 채권 투자에 나선다. 국내 금융사가 해외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초장기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생명은 내달 초 메릴린치증권과 30년짜리 초장기 통화스와프를 위한 기본계약(ISDA)을 체결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통화스와프란 환율과 금리변동 리스크를 헤지하는 투자 기법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생명은 해외 초장기 채권에 투자할 때 환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평균 5.22년인 해외투자자산의 듀레이션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생명보험 계약 자산은 평균 20∼30년의 장기 부채인 만큼 투자 역시 이 기간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국내에는 10년 이상 장기채권이 없고 해외채권 역시 환리스크 부담 때문에 장기채를 편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계약 체결로 이같은 자산-부채간의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이번 계약에 의해 우선 내년 3월 말까지 약 1억달러 규모의 해외장기채권(30년물)을 매입할 예정이다. 이들 장기채권은 주로 패니매 등 미국 모기지 회사가 발행한 담보부 유동화채권으로 금리는 연 5.26%(26일 기준)대다. 한편 삼성생명은 지난 96년부터 해외 투자를 시작,올 9월 말 현재 11조7천억원 정도를 해외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올 들어 해외투자자산의 수익률은 6.41%(9월말 현재) 수준이다. 이같은 해외투자자산 규모는 국내 금융사 중 최대 규모이며 투자수익률은 국내 10년짜리 국고채 수익률 4.98%에 비해 1.43%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