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기업은행은 오는 12월 3천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전문 사모펀드(PEF)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26일 발표했다. 이로써 사모펀드를 설립했거나 설립키로 확정한 은행은 산업 하나 우리은행에 이어 4개로 늘었다. 신한지주국민은행도 사모펀드 설립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대부분의 은행이 사모펀드시장에 합류할 전망이다. 또 칸서스자산운용과 맵스자산운용이 각각 5천억원과 2천억원의 사모펀드를 12월 초 선보일 예정으로 있는 등 제2금융권 회사들도 앞다퉈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에만 4조원 안팎의 사모펀드가 출현할 전망이다. ◆사모펀드 설립에 열심인 은행=오는 12월6일부터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이 시행된다. 이를 앞두고 은행들은 너나없이 사모펀드 설립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은 12월초 3천억∼1조원 규모의 펀드를 선보이기로 했다. 기업은행도 3천억원의 사모펀드를 설립키로 확정했다. 지난 9월 1천1백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선보인 우리은행도 12월 초 개정된 자산운용업에 맞춰 경영권 인수가 가능한 사모펀드를 추가로 설정할 계획이다. 또 하나은행은 케임브리지캐피탈 및 IMM창투와 손잡고 1조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만들고 있다. 신한지주 국민은행 등도 사모펀드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합하면 오는 12월 은행권에서만 3조원가량의 사모펀드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2금융권도 활발=가장 활발한 곳은 김영재 전 금감위 대변인이 회장으로 있는 칸서스자산운용. 1차로 5천억원을 조성,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과 대우건설 민영화작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또 미래에셋 계열의 맵스자산운용은 2천억원의 사모펀드 설립을 목표로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이밖에 KTB자산운용과 한국기술투자 등은 은행 등과 손잡고 사모펀드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증권 등 증권회사들도 준비작업에 나서고 있다. ◆사모펀드의 효과=오는 12월에만 전체적으로 4조원가량의 사모펀드가 선보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보게 된다. 특히 우리 기업 하나 등 은행들이 설립하는 사모펀드는 중소기업에 주로 투자될 계획이다. 자본금 형태로 참여하는 만큼 중소기업들로선 이자부담 없이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또 한창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 단계인 기업의 경우 사모펀드의 도움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매각하거나 기업공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우리금융 대우건설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의 민영화작업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중자금의 흐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개인의 투자한도가 20억원 이상으로 제한돼 있어 개인이 투자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그렇지만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갈 곳 없는 부동자금이 4백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모펀드의 운용 성과에 따라 부동자금에 투자물꼬를 터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근원 기업은행 경영혁신기획단 팀장은 "최소 투자금액이 20억원임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원하는 개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투자대상만 잘 고르면 상당한 부동자금을 생산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영춘·송종현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