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일간지엔 보기 드문 광고 하나가 실렸다. 40대 초반의 한 중년 구직자가 낸 '입사지원' 광고다. S대 법대 출신이라는 박모씨(42)는 8x15cm 사이즈의 이 광고에서 "과거 시가총액 1천억원 상당의 장외기업을 운영했지만 사업이 부도나 2년간 감옥에 갔다온 경험이 있다"며 "기획능력이 뛰어나고 수익모델을 몇가지 구상해놓고 있어 입사만 한다면 3~4개월 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스톡옵션만 받는다면 무보수로 일할 수도 있다"며 면접을 보고 싶다고 광고했다. 경기 불황과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튀는 구직'이 잇따르고 있다. 박씨와 같은 '공격적 판매'가 대표적이다. 실업자가 백만명에 이르는 가운데 기업의 채용공고를 기다리는 대신 자신을 먼저 알려 채용 기회를 잡겠다는 것. 지난달 한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는 '32세 근면한 남성,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취업경매가 올랐다. '경매 시작 가격 1천원,즉시 구매 가격 3백만원'에 자신을 경매에 부친 그도 역시 '기업이 찾기 전에 내가 있음을 알리겠다'는 시도였다. 이력서에서도 '공격적 포장'이 두드러진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게시판에는 '마지막 기회! 명품 인재 파격세일!''귀사에 저를 선물로 드립니다. 드릴 때 그냥 받으십시오'등 톡톡 튀는 제목의 이력서가 봇물을 이룬다. 면접에 앞서 해당 회사의 눈에 들겠다는 '눈도장파'도 나오고 있다. 스카우트에 따르면 올해 초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H사에 입사한 박모씨(26·여)는 1차 면접 후 2차 면접일 오전 7시 회사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붙인 요구르트를 출근길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20∼30명에게 나눠주다 저지됐지만 면접관 중 한 명도 요구르트를 받았고 박씨는 합격했다. 잡코리아에도 면접 전날 회사 정문 앞에서 직원 5백여명에게 사탕을 돌리며 '눈도장'을 찍은 후 전자 업체에 입사한 청년 구직자(26)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돌고 있다. 최승은 인크루트 팀장은 "튀는 시도가 기업의 주목을 받아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신상 정보가 노출될 수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