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26일 "향후 한국 경제의 역량을 좌우할 성장잠재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1회 저축의 날 행사에서 치사를 통해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기업가 정신의 쇠락에 따른 투자 부진은 투입가능한 노동력과 자본 축적을 감소시키고 기술혁신을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우려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투자 부진으로 기업 저축은 늘어난 반면 개인저축률은 1997년 말 12.6%에서 2002년 말에는 4.7%로 빠르게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이와 함께 "외환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현상,빠른 구조조정 등으로 은행으로의 자금집중 현상은 더 커지고 있지만 효율적인 투자로 연결되지 못해 가능성 있는 기업에 대한 대출은 위축됐고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로 신용불량자 문제 등의 부작용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이제는 저축에 대한 패러다임을 대폭 전환해 예금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투자로 연결될 수 있는 저축 수단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은행의 역할과 관련,"수수료 수입보다는 본래 기능인 금융중개기능에 핵심 역량을 집중해 독창적인 금융중개기능을 쌓아가는 것만이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기반을 보장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념사에서 "지금 한국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저축을 소홀히 한 데도 그 원인이 있다"며 "최근의 소비 부진은 국민들이 그동안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