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TV토론에는 미국 유권자 41%의 시선이 집중됐다. 딕 체니 부통령(공화)과 존 에드워즈 민주당 부통령후보의 TV설전은 미 대선 부통령후보 토론회가 시작된 지난 1976년이후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 조지 부시-존케리 두 대통령 후보의 대결에서 또 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전쟁과 대테러, 북핵문제, 동성결혼, 일자리 창출, 의료, 교육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서 대칭, 유권자들의 표를 양극화하는데 상당한 몫을 하기 때문이다. 이미 '노련함과 패기'로 맞대결을 펼친 이들은 1주일도 채 남지않은 시간, 아이오와주 등 접전지역 막판 '이삭줍기'에 한창이다. 이라크 전후처리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움츠려있던 체니 부통령은 뉴욕 전당대회와 이달 초 후보 TV토론에서 이라크 침공의 정당성을 옹호하면서 계속적 감세추진,동성애 금지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해 정치성향으로는 보수, 경제적으로는 대기업, 중산층의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공직이라고는 상원의원 한 차례에 불과한변호사출신 정치인 에드워즈는 부시-체니 '티켓'의 부정직함과 판단착오 등을 집중공력하면서 부동층의 막판 '표쏠림 현상'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LA 타임스 여론조사에서 48%-48%로 부시ㆍ케리간 팽팽한 균형을 이뤘으나대체로 부시가 근소한 차로 앞서 에드워즈의 강공이 표를 보태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민주당 선거전략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백악관 보좌관, 부차관보를 맡아 화려하게 정ㆍ관계에 데뷔한 체니부통령도 노회할 정도로 신중하면서도 견실하게 공화당 대선전략에 충실해 부시 정권의 '호메이니이자 물라(Mullah)'인 칼 로브 , 네오콘(신보수주의)그룹과 함께 보수성향의 표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특히 체니는 9.11테러참사이후 변화된 미국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핵심 인물. 어느 때보다 국가안보를 중시하는 미국인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으며 무조건 공화당이 좋다는 '골수 지지자'들의 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도 단단히 한 몫을 한다. 그러나 불평등한 미국을 거부하는 도전자인 에드워즈는 케리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낙점된 뒤 줄기차게 부시의 실정을 비판해 케리 상원의원의 백악관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말쑥한 용모에 세련된 논리를 갖춘 그는 특히 미국인들의 우상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며 이라크전, 핼리버튼스캔들 등 체니 부통령의 약점을 계속 붙들고 늘어지고 있는데 역시 같은 변호사이면서도 따뜻하고 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아내 엘리자베스(55)의 측면지원을 받고 있으며 민주당에 우호적인 유권자들을 흡입하고 있다. 그러나 체니 부통령은 최근 국방부가 군납업체 핼리버튼 특혜의혹에 대해 수사를 계획하고 있고 이라크내 무기도난사고 등 막판 악재가 터져나와 자칫 표다지기에금이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드워즈는 또 아이오와주 등 접전지역을 집중 공략하면서 지난 25일 CNN과의인터뷰에서 11월2일 대선 승리를 낙관했다. "부시가 나라를 분열시키고 있으며 과거 이처럼 미국인들을 갈라놓은 적이 있는가"라며 혹독히 비판하면서 그는 "투표장에 많이 나올 수록, 특히 젊은층이 투표에많이 참가하면 할 수록 케리-에드워즈가 새로운 미국을 건설할 가능성이 커진다"며지지층의 적극적인 투표참여를 호소하고 있어 그의 패기가 민주당의 재집권을 가능케 하는데 어느 정도 몫을 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