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은 방송사로 넘어갔다. 일부 국회의원의 송승헌에 대한 입영 연기 탄원서 제출로 MBC도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MBC는 원래 내년 1월 중순 송승헌이 출연하기로 했던 드라마 '슬픈 연가'를 방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직 정식 계약은 하지 않아 병역 비리가 터진 이후에도 MBC로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송승헌 출연 때 예상되는 거센 반발 여론의 부담을 느껴 드라마 '슬픈연가'를 방영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MBC 이재갑 드라마 국장은 27일 "사태가 왜 이리 이상하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고 당혹스러워하며 "송승헌 출연 문제가 결정난 게 아니어서 회사 측의 공식 입장을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그렇게 되면(송승헌이 출연한다면) 드라마를 방영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드라마 촬영 후 방영이 되면 모든 여론의 포화를 MBC가 맞게 된다. 혹시나 드라마 시청률이 저조했을 때 갖게 되는 부담이 일반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를 것. 이는 MBC가 아닌 SBS와 KBS로서도 마찬가지다. KBS의 경우 '해신'에서 곧장 한재석 도중 하차를 결정했기 때문에 송승헌이 출연하는 드라마를 받아들이기 곤란하고,SBS는 '역시 상업 방송'이라는 비아냥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내년 상반기 드라마 라인업도 이미 결정돼 있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방영하지 않을 때에는 제작사로서도 부담이다. 드라마의 해외 투자와 판매는 대부분 국내 지상파 방송사 방영을 전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물론 송승헌과 김희선이라는 스타 파워로 인해 이런 조건이 붙지 않은 채 수출될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송승헌이 드라마에 출연해 MBC 측이 방영 불가를 결정한다면 MBC로서는 당장 이 시기에 방영할 드라마를 제작해야 한다. 드라마 제작은 보통 6개월 이상의 기획과 제작 기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시간에 쫓기게 된다. 외주제작사에 맡기더라도 결코 넉넉지 않은 시간이다. 난데없이 제기된 송승헌 출연 가능성으로 MBC의 속이 더 타들어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