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대표 ceo@secui.com > 최근 기획예산처가 '2004∼2008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정보화 투자규모는 연평균 2.1%에 그치고,차세대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IT 839 전략 구현과 정보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국민 정보화교육,해킹 및 바이러스 대응 등 정보격차 해소와 정보화 역기능 방지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오는 2008년까지 연평균 13% 이상 늘어나 전체 분야 중 가장 빠른 투자증가를 보일 전망이다. 그 동안 정보화 대비 정보보호에 대한 투자가 매우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다. 2001년 1.8%,2002년 1.9%,2003년 2.2%에 불과하다. 해킹 관련 피해가 2001년 5천3백33건,2002년 1만5천1백92건,2003년 2만6천1백79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는 데도 말이다.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것은 자동차의 성능이 뛰어나서 만이 아니다.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고속도로에는 규정속도와 각종 안내 표지판 등이 있고 차량에는 안전벨트,에어백 같은 안전장치와 규정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와 비교되는 정보화 고속도로도 마찬가지다. 빠르고 균형있는 정보 소통을 위해 뒷받침돼야 할 안전장치가 바로 '정보보호'다. 주요 정보통신망의 안전 등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고 전자상거래 및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 등 인터넷을 통한 비즈니스를 안전한 기반 위에서 가능하게 하는 가장 필수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인프라 확대와 속도 향상이라는 양적 팽창에만 신경을 써왔다. '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체계적이며 종합적인 보안정책 수립 뿐 아니라 기업들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기술적인 보안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또 개별적인 시행이 아닌 모든 산업기관이 결집해 정보보호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가장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IT 산업의 불황으로 '정보보호'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보보호 분야는 '인식의 전환'이라는 한 걸음을 떼기 위해 오랜기간 기다려 왔다. 어렵게 뗀 걸음이 완전한 걸음걸이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